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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택시, ‘LPG 짬짜미’ 잡았다

등록 2009-12-03 21:22

업계 최대소비자…진정부터 분석까지 ‘추격’ 성과
“과징금으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이참에 확실한 제도개선을 요구할 겁니다.”

엘피지(LPG) 업계의 가격 짬짜미(담합)에 대해 사상 최대의 과징금이 내려진 다음날인 3일 홍명호 택시운송사업연합회 전무는 단호한 결기를 드러냈다. 이번에 엘피지 가격 짬짜미가 과징금을 내려받게 된 데에는 엘피지 최대 소비자인 택시업계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큰 구실을 했다.

택시업계는 지난해 기름값 급등으로 엘피지 가격도 치솟자 가격구조에 관심을 갖게 됐고, 연합회 차원에서 이를 분석해왔다. 올해 3월 홍 전무는 공정거래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국내 휘발유 가격의 비대칭성 토론회’에 참석해 “업체별 엘피지 가격 차이가 1원도 안된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그 자리에서 공정위에 짬짜미 조사를 진정했다. 공정위는 이를 계기로 조사에 착수했고, 홍 전무는 ‘엘피지부탄 유통구조 및 가격결정 요인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까지 내 짬짜미 분석에 힘을 실었다. 논문에서는 지난해 1~12월 사이 사우디 아람코사가 발표한 국제가격과 국내 엘피지 소비자가격 사이에는 별다른 상관성이 없다는 점을 밝혀, 국내 가격이 국제 가격에 연동된다는 엘피지 업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홍 전무는 “엘피지 원가 공개, 수입선 다변화, 최고가격제 시행 등 정부가 제도적인 보완책을 내놔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엘피지 주고객인 택시업계 노·사와 장애인 단체, 소비자단체 등이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엘피지 업계에서는 “시장 구조 때문에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지, 짬짜미가 아니다”라는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특히 자진신고로 공정위 결정에 힘을 실어주고 과징금은 면제·경감받게 될 업체에 대한 불만이 비어져나오고 있다. 에스케이(SK)에너지와 에스케이가스는 각각 1602억, 1987억원을 부과받았으나, 자진신고 1·2순위 업체로서 과징금을 100%, 50%로 면제·경감받는다. 업계에서는 두 업체가 합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과징금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선수를 쳐서’ 공정위 조사에 협조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실질적으로 가장 큰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 이원(E1) 관계자는 “자진신고 업체가 낸 자료가 짬짜미 결정의 근거가 됐는데, 자료가 부실하고 신빙성이 없다”며 “앞으로 행정소송 등 대응을 해가며 명확한 사실을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이원으로서는 1894억원에 이르는 과징금이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수입사와 정유업체 사이의 미묘한 입장 차이도 감지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체들에 대해서는 수입사로부터 가격 통보받은 것이 짬짜미 근거로 제시됐는데,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가격을 통보받는 것은 짬짜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유업체들 역시 정제마진 하락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터라 사상 최고의 과징금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로부터 부도덕한 업체로 낙인찍히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라며 “구체적인 대응을 통해 짬짜미 사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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