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상위 100곳, 순이익 늘었는데도 3천억 줄어
국내 대기업들이 순이익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복지기금 등에 낸 기부금을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재벌닷컴이 매출 상위 100대 기업(금융보험사 제외)의 실적 보고서를 조사한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지출한 기부금은 모두 44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243억원보다 38.7% 감소했다. 이들 기업의 순이익은 올해 3분기까지 26조9652억원으로 지난해 한해 26조166억원보다 많았다. 이에 따라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지난해 2.8%에서 올해 1.6%로 낮아졌다.
삼성전자는 순이익이 지난해 5조5481억원에서 올해 6조5958억원으로 18.9% 늘었으나, 기부금은 지난해 819억원에서 올해는 401억원으로 51%나 줄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삼성중공업도 순이익이 2.4% 증가한 반면 기부금은 지난해 1078억원에서 올해 46억원으로 무려 95.7%나 급감해, 100대 기업 가운데 기부금 감소액(1032억원)이 가장 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36억원이었던 기부금이 올해는 337억원으로 201억원(148%) 늘어, 조사대상 기업 중 기부금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케이티앤지(KT&G)의 경우 순이익은 지난해 6262억원에서 올해 6071억원으로 3.1% 감소했지만 기부금은 지난해 54억원에서 올해 229억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100대 기업 가운데 기부금이 늘어난 곳은 38개, 감소한 곳은 62개로, 올해 대기업들이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에 인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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