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경제] 아하 그렇구나
개방성·구글 지원 무장 안드로이드 상승세
엄선된 콘텐츠 강점 아이폰과 내년 ‘빅매치’
개방성·구글 지원 무장 안드로이드 상승세
엄선된 콘텐츠 강점 아이폰과 내년 ‘빅매치’
‘손안의 컴퓨터’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 경쟁이 뜨겁습니다. 운영체제란 개인용컴퓨터(PC)에서 ‘윈도’처럼 가장 중요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 제품이 맥을 못 춥니다. 노키아의 심비안, 리서치인모션의 블랙베리, 애플의 아이폰, 엠에스의 윈도 모바일,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 안드로이드의 약진이 돋보입니다. 안드로이드를 채택한 미국 모토롤라의 스마트폰 ‘드로이드’가 성공을 거둔 뒤 세계 이동통신업계의 눈길은 안드로이드에 쏠려 있습니다. 삼성전자, 엘지(LG)전자, 소니에릭슨, 델, 에이치티시(HTC), 에이서 등이 안드로이드 폰 제조에 나섰습니다.
국내 업체들은 아이폰 돌풍에 맞서 당장은 윈도 모바일의 ‘옴니아2’를 밀고 있지만, 내년부터 안드로이드로 갈아탑니다. 에스케이(SK)텔레콤은 내년에 내놓을 스마트폰 단말기 15개 중 12개를 안드로이드폰으로 내놓기로 했고, 케이티(KT)와 엘지텔레콤도 여기에 뛰어듭니다. 내년이면 국내에도 안드로이드폰이 쏟아지고,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 대 안드로이드폰’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입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2012년이면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는 애플을 밀어내며 2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안드로이드의 앞날이 왜 이토록 창창할까요?
안드로이드가 가진 경쟁력은 개방성, 파트너십, 구글의 지원 등입니다. 리눅스처럼 개방형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누구나 공짜로 가져다가 쓸 수 있고, 전세계 개발자가 참여해 기능을 개선해나갈 수 있습니다. 아이폰과 블랙베리의 운영체제는 다른 업체에서 갖다 쓸 수 없습니다. 안드로이드도 애플 앱스토어와 유사한 안드로이드마켓을 개설해, 온라인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애플 앱스토어에선 개발자와 애플이 7 대 3으로 매출을 나누지만, 안드로이드에선 구글의 몫이 전혀 없습니다. 개발자가 7, 이통통신사가 3을 가져갑니다. 숱한 이통사들이 구글과 손을 잡는 까닭이지요. 현재 안드로이드마켓에 동록된 콘텐츠는 1만개로 애플의 10% 수준이지만,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구글이 제공하는 검색, 지메일, 구글어스, 구글지도, 일정관리, 문서도구 등 누리꾼들이 가장 많이 쓰는 프로그램이 안드로이드폰에 최적화돼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지난 7일 구글은 실시간 검색 등 안드로이드폰을 지원하기 위한 대대적인 검색기능 개선을 발표해, 구글의 영향력은 모바일에서 확대될 전망입니다. 약점도 있습니다. 구글의 개방형 체제와 안드로이드마켓은 아이폰이나 블랙베리처럼 ‘잘 통제되고 엄선된’ 콘텐츠나 단일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품질 관리가 힘들고 이용자에게 혼란을 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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