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통상장관 회의를 계기로 첫 방한한 미 무역대표부(USTR) 롭 포트먼 대표는 “아펙이 무역자유화를 중요한 기둥으로 삼는 전통을 이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도하개발의제 협상과 관련해, “회원국들이 비농산물(공산품) 분야에서 과감한 관세감축 방식인 ‘스위스 공식’을 도입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개도국들의 반대를 넘어 시장개방 추진 일정이 탄력을 받게 된 것을 크게 환영했다. 그는 이번 회의 의장을 맡은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에게 “좋은 리더십으로 시장접근의 진전을 이뤄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하협상이 개도국과 빈국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도하개발의제에 ‘개발’이란 단어가 들어간다”며 “도하의 목적은 개발”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산품과 농산물에서 시장접근을 증진시키는 것이 개발에 도움이 된다”며 “도하협상은 경제발전을 이룩해 빈곤을 완화시키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포트먼 대표는 한-미 통상의제와 관련해 “한국이 스크린쿼터를 축소해야 한다는 것은 미국의 일관된 주장”이라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도 조속히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영화는 전세계 영화 중 가장 훌륭한 영화 가운데 하나로 매우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스크린쿼터를 축소해 미국 영화에 대한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며 우리 자녀들도 매일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다”며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더 이상 쇠고기 수입을 제한할 이유가 없으며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은 7대 교역 파트너로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의 하나”라며 “그러나 앞서 말한 (스크린쿼터 축소, 쇠고기 수입금지 해제 등) 미완의 문제들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져야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트먼 대표는 이날 아펙 회원국들이 위조·불법복제 방지 구상을 채택한 것을 두고 “혁신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라며 “올해 안에 확고한 행동을 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제주/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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