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전자가 국외에서 출시한 윈도 모바일 환경의 스마트폰 GM730
‘발등에 불’ 엘지, 운영체계 ‘MS 올인’에서 전환
올 판매 20% 높이고 스마트폰 20여종 첫선 목표
* 안드로이드 : 구글의 운영체계
올 판매 20% 높이고 스마트폰 20여종 첫선 목표
* 안드로이드 : 구글의 운영체계
엘지(LG)전자가 세계적 경쟁에서 한발 밀려나 있던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 진입하기로 하고, 그동안의 전략을 크게 수정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모바일 기반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환경으로 바꾸기로 했다.
안승권 엘지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장(사장)은 13일 서울 태평로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휴대전화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안 사장은 “엘지가 지난해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3강 구도를 굳힌 데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억4000만대를 판매하고, 안드로이드를 중심으로 한 20여종의 스마트폰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엘지는 지난해 경기침체로 세계 휴대전화 시장이 전년보다 5%가량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점유율을 늘리며 괄목할 성장을 했다. 2008년 엘지, 모토롤라, 소니에릭슨은 세계 시장에서 각각 8%대의 점유율을 기록한 엇비슷한 3, 4, 5위 업체였지만 2009년을 지나며 성적표가 크게 달라졌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어낼리틱스의 추정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엘지는 10%대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12억달러의 수익을 올렸지만, 모토롤라와 소니에릭슨은 각각 9억달러, 14억달러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며 점유율도 5%대로 추락했다.
하지만 최근 휴대전화 시장이 고부가가치의 스마트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 그동안 일반전화(피처폰)에 의존해온 엘지는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안 사장은 “스마트폰 급부상 등 세계 모바일 시장에선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며 “큰 위기이자 기회로, 혁신을 통해 모바일시장의 새 판을 짜겠다”고 말했다.
엘지전자는 지난해 2월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에 ‘올인’한 모습이었다. 남용 엘지전자 부회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전시회에서 엠에스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발머와 만나 모바일 분야에 대한 포괄적 협력 계약을 맺고 ‘윈도 모바일 기반 스마트폰을 2012년까지 50종 이상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에이치티시(HTC)와 결별한 엠에스로서는 엘지라는 파트너가, 스마트폰 분야 기술이 취약한 엘지는 엠에스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확대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윈도 모바일은 갈수록 하락했고, 엘지는 윈도 모바일 제품에서도 경쟁사에 뒤졌다. 엘지의 선택은 에이치티시와 대조된다. 에이치티시는 엠에스가 운영체제 최신버전을 발표하면 항상 첫 제품을 내놓는 ‘긴밀한 관계’였지만, 2008년 구글폰 ‘지1’(G1)을 출시하면서 달라졌다. 에이치티시는 확대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노키아, 블랙베리, 애플에 이은 4위를 점하며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엘지는 지난해 말 설립한 스마트폰 사업부의 연구개발 역량을 크게 강화하고, ‘1000만대 판매 스마트폰’ 개발을 위한 특별팀을 만들어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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