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화보고2005 “낙후지역은 공업화,대도시는 지식산업화” “선진국 ‘지식경제’와 개도국 ‘공업경제’를 잇는 ‘운하’ 위로 움직여라.” 중국이 2050년까지 선진국들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적 화두로 ‘운하’를 내세웠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는 6일 ‘중국현대화보고 2005의 의미와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내고 “중국이 발전단계가 저마다 다른 지역별 특성에 따라 공업경제와 지식경제를 동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운하’전략이란 이런 변화의 길을 상징하는 말로, 낙후 지역은 농업비중을 줄이고 공업화를 진전시키는 한편 상하이·베이징·텐진 등 이미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한 곳들은 서비스·지식산업화로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중국과학원 산하 중국현대화연구센터는 덩샤오핑 등이 2050년까지 선진국 문턱(현재 선진국 수준)에 이른다는 ‘현대화’ 목표를 제시함에 따라 2001년 이후 해마다 ‘중국현대화보고’를 펴내고 있는데, 올해 보고서는 2050년까지 경제성장 목표치 등 세부 로드맵을 제시했다. 무역협회는 “중국 정부가 정책·자금 지원을 하는 만큼 향후 발전전략 선택에 일정한 영향력을 끼칠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중국 보고서는 전국을 3개 구간으로 나누고 공업경제 추진지역으로 서부를, 지식경제 추진지역으로 베이징·텐진 등 화북연해와 황허중류·동북지방을 꼽았다. 또 두 경제가 겹쳐 혼재될 곳으로 장쑤·저장·광둥성 등 화동·화남 연안과 장강중류 지역을 꼽았다. 무역협회는 중국경제 전체가 선진국이나 선진개도국 문턱에 이르는 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부 지역의 경제는 우리 못지않게 발전궤도에 오른 경쟁자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국은 최고 수준의 아이티 인프라를 갖추고(베이징), 다국적 기업이 모여드는 금융·무역의 중심지(상하이)이면서도 매우 저렴한 노동력을 가진 국가와 경쟁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일부지역의 1인당 구매력은 이미 만만치 않다. 물가지수 등을 고려한 구매력평가지수(Purchasing Power Parity·2002년 기준)를 살펴봤을 때 상하이는 2만2723달러, 베이징은 1만5905달러, 텐진은 1만2512달러로 한국의 1만6960달러와 맞먹거나 오히려 웃돈다. 또 베이징은 현재 성장속도로 봤을 때 2010년이면 3만8212달러의 구매력으로 3만6110달러인 미국의 현 수준에 도달한다. 또 산둥·장쑤·저장성 등 동부연안 지역들도 같은 시점에 현재 한국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는 “중국 보고서는 ‘중국위협론’을 내놓고 시장개방·환율 등을 압박하는 미국 쪽 경제보고서들에 대응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목표치 등이 보수적으로 작성됐다”며 “2030년 1인당 국민소득을 6913달러로 잡았지만 최근 성장속도로 볼 땐 1만달러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2030년엔 현재 한국 이상의 구매력을 가지는 시장이 30개나 형성된다”며 “중국의 성장은 위협이면서도 동시에 엄청난 기회”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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