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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스마트폰 30만원 이상 결제 때 공인인증서 의무화

등록 2010-02-19 20:59수정 2010-02-19 23:06

금감원, 카드사에 통보…글로벌 ‘인증간소화 추세’ 외면

MS 액티브액스 의존해 세계 고립 자초
금융당국이 스마트폰에서 신용카드 결제 때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브엑스’(ActiveX)를 이용한 공인인증 절차를 의무화하는 바람에 국내 전자상거래업체와 인터넷 이용자들의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전자책(e-book) 등 무선이동통신기기를 통한 전자상거래가 크게 늘고 있으나, 컴퓨터 응용프로그램이 인터넷사이트에서 작동되도록 하는 기술인 액티브엑스가 이들 기기에선 실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19일 <한겨레>가 입수한 금융감독원의 ‘스마트폰 카드결제 가이드라인’을 보면, 전자상거래서비스 제공업체는 입력정보 보호, 악성코드 예방, 암호화 기능을 갖춰야 하며 30만원 이상 결제할 때는 공인인증서 사용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금감원이 지난 8일 각 신용카드사에 이 가이드라인을 통보한 뒤 곧바로 아이폰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게 됐다. 인터넷서점 ‘알라딘’과 ‘예스24’는 아이폰에서 공인인증서 대신 문자메시지 등으로 거래자 정보를 확인하는 결제서비스를 도입했으나, 금감원 가이드라인 통보 뒤 서비스를 중단했다. 가이드라인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전자책 단말기(SNE60k)는 무선랜을 이용해 전자책 콘텐츠를 구매하고 내려받을 수 있는 기능을 탑재했지만, 국내에선 ‘먹통’으로 전락하게 됐다. 전자책은 기본적으로 웹브라우저를 탑재하지 않아 공인인증서를 사용할 수도 없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함께 무선인터넷 이용자가 급속하게 늘고 있지만 국내 모바일 웹환경에선 전자상거래와 인터넷뱅킹 같은 금융거래가 제한되고 있다. 이미 국제적 표준에선 멀어진 액티브엑스라는 특정 기술방식만 고집한 결과다.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일부 선진국에 견줘서도 일찍 구축해 전자상거래에서도 한때 선진국 반열에 올랐으나, 무선인터넷 환경에선 국내 전자상거래업체와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국제적 미아’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반면에 미국의 전자결제 시스템인 ‘페이팔’과 중국의 ‘알리페이’는 대부분 나라에서 두루 쓰이며, 세계 전자상거래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메일 계정과 신용카드, 계좌정보를 활용해 소액결제를 할 수 있는 페이팔은 200여 나라에서 쓰이는 세계 최대 전자결제 수단이다. 알리페이는 전세계 중국상인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하루 결제액이 1억4600만달러가 넘는다. 알리페이는 중국 정부의 위안화 확산정책의 도움도 받았지만, 다양한 브라우저 환경과 제3자 지급보증(에스크로) 시스템 등에 힘입어 ‘편리하고 안전한 글로벌 전자결제 수단’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액티브엑스를 통한 공인인증’ 방식은 세계시장으로 확산은커녕 차단막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환성이 없고 무선통신기기를 통한 인터넷 이용자에게는 불편만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정부는 뒤늦게 국내 인터넷 이용환경의 고립화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 찾기에 나섰다.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는 19일 방송통신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결제원, 인터넷진흥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스마트폰을 통한 신용카드 결제서비스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미래기획위 관계자는 “액티브엑스 문제는 여러 곳에 얽혀 있어 특정 부처나 기관 주도로 해결하기 힘든 과제”라며 “구체적인 해법을 찾기에 앞서 전반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지난 1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모바일 혁명에 잘 대응하지 못하면 국내 정보기술 산업은 세계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며 “글로벌 표준을 지향해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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