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고용’ 외치며 3월 출범
소속기업 작년 4천여명 감원
소속기업 작년 4천여명 감원
대기업을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정부의 일자리 늘리기 정책에 적극 호응하겠다며 지난달‘300만 고용창출위원회’를 떠들썩하게 출범시켰지만, 정작 위원회 소속사들의 일자리는 지난해 4000명 이상이나 되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조승수(진보신당) 의원이 전경련 산하 300만 고용창출위원회 소속사 20곳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일자리 수 변화를 분석해보니, 2009년 말 현재 이들 기업 전체 직원 수는 2008년 말에 견줘 4384명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케이티(-6750명)가 일자리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에스케이네트웍스(-370명), 롯데제과(-275명), 현대중공업(-258명) 등 주요 대기업 9곳이 큰 폭으로 일자리를 줄였다. 지난해 일자리가 늘어난 곳은 신세계(1055명), 효성(707명), 삼성중공업(603명) 등 11곳에 그쳤다.
이런 결과는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부를 향해 ‘일자리 늘리기’로 적극 화답하겠다던 대기업들의 공언이 사실상 헛구호에 그쳤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해 초 전경련은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최대 28% 삭감하는 등 임직원 임금을 반납해, 30대그룹의 신규채용을 43% 늘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조승수 의원은 “고용을 줄이는 데 앞장선 경영인들을 일자리를 창출하자고 만든 위원회의 위원으로 선임한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앞으로 재계가 해야 할 일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고용 창출을 위한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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