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패션에도 복고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물론 과거로의 완전 회귀가 아니라 과거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신(新)복고풍 패션'으로 이름붙여야 적당한 `변형된 복고 스타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2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런 경향 가운데 무엇보다 먼저 흰색 와이셔츠가다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과거 직장인의 상징이었던 흰색 와이셔츠는 지난 90년대말과 2000년대초를 거치면서 다양한 컬러의 와이셔츠에 치여 그 명맥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스티치와 복수 버튼(목ㆍ소매)을 앞세운 `뉴 화이트 스타일'이 각광을 받고 있다.
롯데백화점 셔츠담당 강준호 바이어는 "셔츠 품목 가운데 10%대 그쳤던 흰색 와이셔츠의 판매 구성비가 올들어 30%대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20대의 신사복 정장 재킷도 3버튼에서 2버튼 스타일로 바뀌고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인기를 끌었던 3버튼 정장이 가고 버튼이 높이 달린 `하이 2버튼'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성캐릭터캐주얼 정권영 바이어는 "올 여름상품의 경우 타임, 코모도, 솔리드옴므 등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에서는 하이 2버튼 재킷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3배 가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 2버튼은 과거의 2버튼 정장과 달리 첫 단추가 배꼽쯤에 달려있지 않고 3버튼의 첫 단추 위치 만큼 높이 달려 있는 데다 아래쪽이 길게 트여 다리가 길고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는 게 패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남성 정장 바지도 과거 유행했던 세미 스타일의 통 좁은 바지의 인기는 수그러들고 일자형 통바지가 선호되고 있다.
남성스포츠 매입부문장 이동우 이사는 "복고패션 인기는 경기 침체와 함께 미래의 불확실성이 팽배한 현재에 갖게 되는 막연한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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