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대통령 말 한마디에…”
한 “논의해도 견해 못좁혀”
한 “논의해도 견해 못좁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소위가 감액심사를 파행 없이 이어왔는데도 여당이 ‘예산안 날치기 통과’를 밀어붙였다. 야당은 8일 “계수소위가 밤샘을 거듭하며 성실하게 심사에 임했으나 감액심사 1회차도 끝내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면 여당이 충분한 명분 쌓기 과정 없이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수소위는 7일 저녁 8시30분에 회의를 속개하기로 하고 저녁 6시30분에 정회를 선언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예산안 단독처리 움직임을 보이면서 소위는 다시 열리지 못한 채 파국으로 치달았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서갑원 의원은 “계수소위 1회차 감액심사도 끝나지 않았는데 여당이 상식을 뛰어넘어 예산안 날치기에 나섰다”며 “밤새워 심사를 하는데 도중에 그만두라는 것은 명분도 없이 대통령 말 한마디에 휩쓸려 집권당의 책임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계수소위는 지난 2~7일 엿새 동안 새벽 5시30분까지 일하는 등 하루 12시간 이상 감액심사에 몰두해왔다. 이들은 49개 부처·기관의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하는 감액심사 1회차를 진행하며 1조2000억원의 감액에 합의했다. 하지만 4대강 예산 등 견해차가 첨예한 쟁점 예산 140여건은 감액심사 2회차에서 다시 논의하도록 보류사업으로 넘겨둔 상태였다. 게다가 1차 감액심사조차 완전히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파국으로 치달은 탓에, 교과부 예산 일부와 ‘총괄’ 단락 등은 단 한차례 협의도 하지 못했다. 총괄 단락은 연례적으로 집행실적이 부진한 사업 50여건 예산조정, 4000억원이나 대폭 늘어난 예비비 감액 조정 등 9개 주요 쟁점을 담고 있다. 증액심사의 경우, 계수소위 차원의 공식논의는 건너뛴 채 여야 모두 기획재정부와 물밑 협의로 지역구 예산 등을 반영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인 이종구 의원은 “계수소위가 합의한 감액은 반영했고 4대강 예산도 당이 주도해 2700억원을 삭감했다”며 “140여개 보류사업은 4대강 예산처럼 더 논의를 한다고 해도 견해차를 좁히기가 워낙 어려운데다, 증액심사는 공식석상에서 당위성만으로 따지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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