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안 주요도시 90분내 연결”
정부, 미묘한 시점에 확정발표
정부, 미묘한 시점에 확정발표
전국 주요 도시를 케이티엑스(KTX) 고속철도망을 통해 2020년까지 1시간30분대로 연결하는 것을 뼈대로 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국토해양부가 4일자로 고시한다고 3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발표된 ‘미래 케이티엑스 고속철도망 구축전략’을 확정한 것이다. 확정 고시 시점을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로 잡아 신공항 백지화 후폭풍을 다독이기 위한 ‘오비이락’식 정책 홍보라는 얘기가 나온다.
국토부는 이날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확정·고시’ 보도자료를 내어 “현재 시속 230㎞ 이상의 고속철 구간이 경부고속철 368.5㎞에 그치지만 2020년에는 2362.4㎞로 연장돼 6배 이상 늘어난다”며 “1시간30분대 고속철 서비스 범위가 현재 인구의 60%에서 83%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럴경우 경부고속철은 2014년까지 대전·대구 도심 구간 40.9㎞와 수서~평택 61㎞ 구간 고속철도가 연결돼, 서울~부산 운행시간이 현재 최단 2시간8분에서 1시간43분으로 단축된다.
국토부의 고시 발표 계획은 이명박 대통령이 신공항 백지화 이후 특별 기자회견에서 ‘케이티엑스 발전론’을 강조한 직후 나왔다. 신공항 백지화로 영남권 민심이 격앙되어 별도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고속철도망 확정고시 시점을 절묘하게 맞춘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 말미에 “케이티엑스가 생겨 (부산에서) 수도권이 2시간 거리가 됐다. 그러다 보니 공항까지 가서 비행기 1시간 타고 김포공항에 내리는 게 오히려 시간과 요금이 많이 든다. 케이티엑스는 계속 발전해 앞으로 서울~부산은 2시간대 이하로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행시간 단축이 이용자들의 피부에 와닿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부산 고속철은 무정차 운행될 경우 최단 2시간8분이 걸리지만 실제 논스톱 운행편은 하루 상하행 70~90여 차례 운행 편수 가운데 단 2차례에 그친다. 무정차 운행은 다른 도시 여객 수요의 반발이 큰데다 수익성 문제도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