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 것일까? 통계청이 실수를 했다. 최근 발표한 ‘2005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서 일부 수치가 잘못된 것으로 3일 밝혀졌다. 통계청은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2004년도 여성 임금이 남성의 56.6%에 불과하다고 발표했고, 많은 방송과 신문들이 이를 크게 보도했다.
하지만 통계청의 발표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004년 한해 성별의 임금 격차를 보여준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2004년 12월 한달치만을 비교한 것이다. 통계청이 활용한 1차 근거자료는 노동부에서 발간한 ‘매월노동통계조사보고서’12월호로, 여기에는 12월치 뿐만 아니라 연평균, 하반기, 4분기의 성별 임금 비교치가 나란히 실려 있다. 통계청의 발표와 달리 보고서의 연평균 수치를 적용하게 되면 2004년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62.3%가 된다. 통계청이 과거 발표한 여성의 남성 대비 임금 수준은 2003년 64.2%, 2002년 64.8%, 2001년 65.1%다. 물론 이들 통계는 연평균 수치를 활용해 나온 것들이다.
연평균 수치 비교하면 여성 임금은 남성의 62.3%
통계청이 2004년도 여성 임금이 남성의 56.6%라고 발표한 것은 실제와 5.7% 포인트 차이가 나고, 2003년도에 견줘 무려 7.6%포인트 차이가 난다. 한 통계 전문가는 이를 두고 “통계의 매뉴얼을 보면 값이 많이 떨어지거나 오른 경우에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라도 과거의 통계치와 면밀히 비교 검토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비판했다. 통계청이 한 것처럼 12월 한달치만을 가지고 계산한 남녀 임금 차이가 연평균 보다 큰 것은, 연말에 보너스 등 특별급여가 집중된 탓이다. 통계청은 성별 임금 뿐만 아니라 근로시간 차이, 이직률 등도 12월 한달치만을 갖고 계산해 발표하는 오류를 범했다. 통계청은 2004년 여성의 근로시간이 남성의 96.5%라고 밝혔으나, 연평균 수치를 활용해 제대로 계산하게 되면 97.2%가 나온다. 이직률은 131.3% 발표됐으나 실제로는 138.2%가 된다.
통계청의 문제는 단순히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우원식 열린우리당 의원은 “통계청의 발표는 여성노동자가 남성에 비해 ‘노동시간도 적으니까, 임금도 적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우려가 있고, 입직률을 뺀 이직율만을 발표해 여성이 ‘남성 보다 직장을 쉽게 그만 둔다’는 결론을 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사업장, 노동시간 길수록 남녀 임금격차 더 벌어져
2004년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전체 여성노동자의 60%는 남성에 비해 더 긴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제조업 전체 여성노동자의 일하는 시간은 남성의 100.1%, 500인이상 업체의 경우엔 103.7%에 이른다. 그런데도 300인이상 업체의 여성노동자의 임금은 남성의 56.3%에 불과했다. 사업장이 크고 여성 노동자의 노동시간 길수록 남성과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는 현실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여성 노동자의 노동환경이 장기 근속을 보장받지 못한 채 노동시장에서 쉽게 퇴출되고 다시 진입하는 과정에서 더 나쁜 환경으로 취업하게 되는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직률과 함께 남성에 비해 여성의 훨씬 높은 입직률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우 의원은 지적한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통계청이 2004년도 여성 임금이 남성의 56.6%라고 발표한 것은 실제와 5.7% 포인트 차이가 나고, 2003년도에 견줘 무려 7.6%포인트 차이가 난다. 한 통계 전문가는 이를 두고 “통계의 매뉴얼을 보면 값이 많이 떨어지거나 오른 경우에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라도 과거의 통계치와 면밀히 비교 검토를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비판했다. 통계청이 한 것처럼 12월 한달치만을 가지고 계산한 남녀 임금 차이가 연평균 보다 큰 것은, 연말에 보너스 등 특별급여가 집중된 탓이다. 통계청은 성별 임금 뿐만 아니라 근로시간 차이, 이직률 등도 12월 한달치만을 갖고 계산해 발표하는 오류를 범했다. 통계청은 2004년 여성의 근로시간이 남성의 96.5%라고 밝혔으나, 연평균 수치를 활용해 제대로 계산하게 되면 97.2%가 나온다. 이직률은 131.3% 발표됐으나 실제로는 138.2%가 된다.
통계청의 문제는 단순히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우원식 열린우리당 의원은 “통계청의 발표는 여성노동자가 남성에 비해 ‘노동시간도 적으니까, 임금도 적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우려가 있고, 입직률을 뺀 이직율만을 발표해 여성이 ‘남성 보다 직장을 쉽게 그만 둔다’는 결론을 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사업장, 노동시간 길수록 남녀 임금격차 더 벌어져
2004년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전체 여성노동자의 60%는 남성에 비해 더 긴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제조업 전체 여성노동자의 일하는 시간은 남성의 100.1%, 500인이상 업체의 경우엔 103.7%에 이른다. 그런데도 300인이상 업체의 여성노동자의 임금은 남성의 56.3%에 불과했다. 사업장이 크고 여성 노동자의 노동시간 길수록 남성과의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는 현실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여성 노동자의 노동환경이 장기 근속을 보장받지 못한 채 노동시장에서 쉽게 퇴출되고 다시 진입하는 과정에서 더 나쁜 환경으로 취업하게 되는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직률과 함께 남성에 비해 여성의 훨씬 높은 입직률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우 의원은 지적한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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