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물가’ 3년전과 견줘보니
[연속 정책토론] 진보와 미래 - 물가대란
배추 159%↑, 양파 83%↑, 고등어 73%↑
배추 159%↑, 양파 83%↑, 고등어 73%↑
단무지 한 조각도 넉넉하지 않은 시대다. 올라도 너무 올랐다. 자장면 앞에서 180도의 부채꼴을 그리던 단무지는 언제부터인가 90도를 그리더니, 급기야 일부에서는 45도까지 쪼그라 들었다. 양파는 말할 것도 없다. 11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이명박 정부 출범 뒤 무는 47.3%, 양파는 무려 83.5%가 올랐다.
이명박 정부 들어 물가가 얼마나 올랐을까.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보면, 2008년 정부가 서민경제를 안정시키겠다며 집중관리 대상 품목으로 지정한 생필품 52개(‘MB물가지수’) 가운데, 식탁에 자주 오르는 주요 먹거리 가격은 대부분 올랐다. 2008년 3월과 견줘, 배추는 159.1% 올랐고, 마늘은 94% 올랐다. 고등어(73.4%), 양파(83.5%), 돼지고기(53.4%) 등도 급등세를 보였다. 세탁비누(75.4%)와 화장지(22.4%), 샴푸(16.8) 등의 생활필수품도 두 자릿수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07년 104.8에서 2010년 116.1로 3년 동안 10.8%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7년 2.5%로 2006년 2.2%에 이어 안정세를 유지했으나,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연평균 4.7%까지 급등했다. 그 해 1월 3.9%로 시작한 상승률은 석 달 뒤 4%대로 접어들더니, 7월에는 무려 5.9%까지 치솟았다. 이런 ‘물가대란’은 그 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가라앉았다.
이명박 정부 2년차인 2009년에는 물가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물가 안정책이 주효해서가 아니라 경제성장률 0.2%로 사실상 제로성장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경제성장률 6.2%, 물가상승률 2.9%’로 비교적 선방했으나, 4분기부터는 물가불안이 커지기 시작해 12월 3.5%까지 올랐다. 올해 1월에는 4.1%로 4%대로 접어들었고, 2월 4.5%를 거쳐 지난달 4.7%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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