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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원자재값 상승세 주춤…‘고공행진’ 끝났나

등록 2011-04-14 20:49

금과 은의 값 추이
금과 은의 값 추이
골드만삭스 매도 의견에 원유가격 고점대비 5% 하락
금·은도 혼조세…“달러강세땐 투기자금 청산 가능성”
지난 8일 2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국제원자재 값이 이번 주 들어 주춤거리고 있다. 원유 시장의 큰손인 골드만삭스가 매도 의견을 제시한 영향으로 서부텍사스유(WTI)는 고점 대비 5% 떨어지며 배럴당 110달러선을 내줬다. 거침없이 올라가던 금과 은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금과 은은 전날 대비 0.14%와 0.43% 오른 온스당 1454.9달러와 40.2달러를 기록했다.

원자재 시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강세를 보인 주요 요인은 달러 약세와 물가상승 압박이다. 금이나 원유를 사는 것은 미국 달러에 대한 ‘불신임투표’라고 표현될 정도로 이들의 값은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 전 의장조차 은퇴 뒤 어느 강연회에서, 강연료를 달러와 유로 중 어느 걸로 받겠느냐는 질문에 ‘금’이라고 대답했다.

금의 역사는 금융위기의 역사이기도 하다. 1970년대 두차례 석유파동이 인플레이션을 부르자 실질가치 보전을 위한 수단으로 금이 부각됐다. 2001년 9·11 테러 때는 주식과 달러는 물론 원유도 수요감소 우려로 폭락했지만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은 홀로 급등했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신청으로 국제 금융위기의 방아쇠가 당겨지자 다시 금 값은 급등하는 듯했다. 하지만 파산 직전에 몰린 헤지펀드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을 대량 매도하는 바람에 금 값은 이내 폭락하고 말았다. 안전자산이라는 금이 실제 투자의 세계에선 매우 위험한 자산인 것이다.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금보다 더 빛나는 귀금속은 은이다. 금 값은 지난해 27% 올랐는데 같은 기간에 은은 77%나 치솟았다. 올 들어서도 금은 2.2% 오르는데 그쳤지만 은은 29.4% 올라 온스당 40달러를 넘어서며 1980년 은 투기 사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의 상대적 강세는 산업용 수요가 46%를 차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반면 금은 장식용 귀금속 수요가 절반에 이른다. 경기회복기에는 안정적 수요가 많은 은이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규원 우리선물 연구원은 “은은 태양광 산업의 핵심 부품인 메탈페이스트의 주 원료로 사용돼 수요가 더욱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온스당 1450달러대인 금에 비해 훨씬 값이 싸 일반인들도 투자 부담이 덜한 ‘가난한 자의 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주요 원자재 값의 향후 움직임은 단기 조정을 거친 뒤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상승 탄력은 둔화될 전망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동성과 경기 회복세의 조합이 원자재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종결자는 결국 달러다. 미국의 2차 양적 완화가 끝나는 6월을 전후해 달러가 강세로 전환되면 원자재 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 헤지펀드의 투기자금 동향도 변수다. 실물거래와 관계없이 급증했던 투기적 순매수 규모가 지난 3월을 기점으로 미약하나마 줄고 있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강세로 전환되면 사상 최고 수준인 투기적 순매수가 급격히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가격부담으로 인해 실제 수요도 위축되고 있다. 손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실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어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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