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공기관의 차입금이 7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의 4대강·보금자리주택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떠맡으면서 공공기관 차입금 규모가 이명박 정부 출범 3년 새 무려 2.5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
2일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www.alio.go.kr)를 보면, 지난해 286개 공공기관의 차입금은 모두 70조7684억원으로 2009년 63조784억원보다 12.2%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의 차입금은 참여정부 말인 2007년 28조3400억원에 불과했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빠르게 늘어 3년 사이 무려 149.7% 급등했다.
차입금 규모가 문제가 되는 것은 실제 금융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부채 가운데 매입채무나 각종 예수금, 선수금 등은 이자비용이 들지 않아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실제 이자비용을 지출해야하는 차입금이 빠르게 늘어나면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공공기관의 차입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27개 공기업의 차입금으로 전체 차입금의 73%인 51조5976억원으로 집계됐다. 2007년 25조2210억원에서 3년 동안 104.65%나 급증했다. 기관별 차입금 규모로는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떠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4조666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든든학자금’ 등 학자금대출사업을 한 한국장학재단이 8조3587억원, 한국전력이 8조258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4대강 사업을 맡은 수자원공사는 2007년에는 차입금이 한 푼도 없었으나 지난해에는 4조7255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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