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팀이 요청되는 시기…마지막까지 최선
저축은행 부실, 감독당국 제역할 못했다
저축은행 부실, 감독당국 제역할 못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저축은행 부실사태와 관련해 “감독당국이 제 역할을 못해 서민에게 피해를 줬다”며 금융감독당국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중인 윤 장관은 5일 하노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감독당국이 감독을 제대로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감독 역량의 확충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저축은행의 부실 대출과 부당 예금인출에 대해 “(부산저축은행 쪽이) 금융 본연의 길을 이탈했다”며 “영업시간 마감 뒤 예금인출 문제는 도덕적 해이의 극단으로서, 정부가 책임지고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감독 시스템 개편 필요성에 대해서는 “권역별 분리는 분리대로, 통합감독은 통합감독대로 일장일단이 있다”며 “어떤 시스템이 맞는지는 선택의 문제”라며 원론적 입장을 취했다. 경제부총리직을 신설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운용의 묘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지만 정부가 관리 가능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계부채 증가 규모가 가처분 소득에 비해 빨랐다는 것이 문제”라며 “담보대출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이중장치가 돼 있어 관리 가능한 수준 내에 있지만 주의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자신의 개각설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새 팀이 요청되는 시기”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공직자의 기본자세”라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윤 장관은 이날 하루히코 구로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와 만나 한국 정부가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부터 3년간 5억5000만달러의 협조융자를 제공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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