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의 업종별 영향
금감원, 65개사 분석해보니
‘수익 인식’ 시점 변경…내재가치 변동 없이 이익 증감
‘수익 인식’ 시점 변경…내재가치 변동 없이 이익 증감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5일 올해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할 예정인 기업 중 65곳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에너지와 해운업은 수혜를 입고 항공업엔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요인은 수익을 인식하는 시점의 변경에 있다. 항공사의 경우 마일리지 원가를 현행 한국회계기준에서는 비용과 부채로 처리해왔지만, 국제회계기준은 마일리지 보상액을 평가해 수익에서 차감하므로 이익이 줄게 된다. 통신사도 한꺼번에 수익으로 잡던 가입비를 가입기간에 나눠서 인식해야 하므로 이익이 감소한다. 반면 에너지회사는 전력요금이 실제 현금으로 들어오지 않더라도 발생시점에 수익으로 잡아 이익이 증가한다.
또 우량 자회사를 둔 기업은 불리하고 부실 자회사를 둔 기업에는 유리한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지배회사의 개별 재무제표에 자회사의 경영실적을 반영하지 않게 됨으로써 자회사 실적이 좋지 않은 해운업은 이익을 ‘방어’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연결대상 종속기업의 지분율 기준이 30% 초과에서 50% 초과로 상향됨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기아자동차(지분율 33.8%)의 실적을 포함할 수 없어 순이익이 줄어든다.
은행·금융지주사는 만기가 없고 이자를 주지 않아도 되는 하이브리드 채권을 부채에서 자본으로 분류함에 따라 자본이 증가했다. 반면 다른 금융사에 비해 대손충당금을 느슨하게 쌓아온 캐피탈사는 충당금이 늘게 돼 금융업종 중 유일하게 자본이 감소했다.
국제회계기준 적용으로 인한 영향은 기업의 내재가치 변동과는 무관하다. 금감원은 재무제표 주석에 기재된 사전공시사항 등을 꼼꼼히 읽고 투자 판단에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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