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3분기 경영실적 현황
상당수 이익 줄거나 손실
대영, 자기자본비율 -0.73%
프라임, 가까스로 기준 충족
대영, 자기자본비율 -0.73%
프라임, 가까스로 기준 충족
저축은행 27곳이 16일 3분기(1~3월) 실적 공시 마감일을 맞은 가운데 일부 저축은행의 자본잠식이나 큰 폭 손실이 드러나 업계 전체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일부 업체가 던지는 ‘불안’의 작은 불씨 하나가 업계 전체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와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솔로몬·토마토 등 25개 저축은행이 3분기 실적을 공개해 24곳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법정 기준인 5%를 웃돌았으나, 자산순위 33위인 대영저축은행 한 곳은 자기자본이 33억3500만원 잠식돼 자기자본비율이 -0.7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영은 3분기에 38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자산순위 17위인 프라임저축은행은 지난 12일 195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1.32%까지 내려갈 뻔했던 자기자본비율을 가까스로 5.1%로 끌어올렸다. 프라임은 3분기에 186억원의 손실을 봤다. 저축은행은 6월말 결산법인으로 3분기 실적을 3월말 기준으로 작성하는데, 올해는 27곳이 전자공시 대상이었으나 영업정지 중인 두 곳을 뺀 25곳만 실적을 공개했다.
저축은행들은 매각과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영저축은행 쪽은 “외국계 펀드와 매매계약을 체결해 이미 50억원이 입금됐으며, 실사가 끝나면 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시행할 것”이라며 “증자 뒤에는 자기자본비율이 13%로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의 불신은 큰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심지어 공시된 자기자본비율이 건전하게 나와도 믿지 못하겠다는 예금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상당수는 3분기에 이익 규모가 줄거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말 기준 자산순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은 전년도 3분기에는 24억원 이익을 봤으나, 이번 3분기에 11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3위인 제일저축은행도 263억원 손실을 기록해 전년도 같은 기간 96억원 이익에 견주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23위인 서울저축은행은 26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도 여전히 높다. 스마트저축은행과 푸른저축은행은 연체율이 45.2%와 48.3%에 이르렀다. 이날 실적을 공시한 저축은행 가운데 자산순위 10위권 안에 드는 8개 업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연체율이 에이치케이(HK) 28.3%, 경기 27.15%, 솔로몬 25.17% 등 20% 이상이 5곳이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등으로 저축은행 3분기 실적이나 이후 상황이 긍정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구조조정 정책 등이 업계 생사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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