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고용률 크게 앞서
지난 3월 처음으로 역전
고학력자는 일자리 부족
3D업종은 인력부족 심화
지난 3월 처음으로 역전
고학력자는 일자리 부족
3D업종은 인력부족 심화
고학력자가 급증하면서 고용시장에서 처음으로 대학(전문대 포함)을 졸업한 취업자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취업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통계청의 교육정도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지난 3월 기준 대졸 이상 취업자는 954만1000명으로 고졸 취업자 950만3000명보다 3만8000명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졸 취업자가 고졸 취업자를 추월한 것은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2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취업자 역시 대졸이 964만2000명으로 고졸(961만7000명)을 2만5000명 초과했다. 특히 취업자와 실업자를 더한 대졸 경제활동인구는 1002만9000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15살 이상 인구는 고졸(1574만2000명)이 대졸(1290만7000명)보다 더 많지만, 대졸 취업자 수가 고졸 취업자 수를 역전한 것은 대졸자의 고용률이 고졸자보다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기준으로 대졸자의 고용률은 74.7%로 61.1%를 기록한 고졸보다 13.6%포인트 높았다. 실업률 통계에서도 대졸자(3.9%)가 고졸자(4.3%)보다 낮았다.
높은 교육열로 대학 졸업자가 크게 증가한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고졸인구는 2000년 1519만7000명에서 2010년 1566만9000명으로 3.1% 증가한 반면, 대졸인구는 같은 기간 703만1000명에서 1245만명으로 무려 77.1%나 급증했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앞으로 고용시장에서 대졸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최근 펴낸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보고서에서 “앞으로 전문대와 대학 신규졸업자의 취업전망은 전체 전공계열에 걸쳐 10% 이상 초과공급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용정보원은 또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동안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대졸은 연평균 27만명씩 증가하는 반면, 고졸은 3만2000명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졸 이하는 해마다 8만5000명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고학력자를 수용할 만한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졸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80%를 넘는 대학진학률과 달리 일자리는 고학력화 추세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고학력화가 심화할수록 소득에 만족하지 못하는 대졸자들이 늘어나고, 노동집약형 업종에 대한 인력부족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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