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액의 0.009% 수수료 챙겨
증권사-스캘퍼 유착 의혹
개미들 피해…검찰 수사중
증권사-스캘퍼 유착 의혹
개미들 피해…검찰 수사중
불공정거래 혐의로 잇단 말썽을 일으킨 파생상품에서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이 쏠쏠한 수입을 올려 입길에 오르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옵션과 비슷한 상품인 주식워런트증권(ELW)의 지난해 발행액은 82조2187억원으로 1년 새 갑절로 늘어나 금감원이 금융회사에서 받는 발행분담금 수입이 74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발행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 올해 분담금으로 100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발행분담금은 금융회사가 유가증권을 발행할 때 일정비율의 금액을 금감원에 내야 하는 일종의 수수료다. 금감원 예산에서 금융회사가 납부하는 감독분담금과 발행분담금의 비중은 90%를 넘는다.
2009년 2월 금융위원회는 금융기관 분담금 징수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면서 금감원의 운영경비에 충당할 발행분담금을 파생결합증권의 경우 발행총액의 0.005%로 정했다. 그런데 예외로 주식워런트증권만 0.009%로 훨씬 높게 잡았다.
17일 현재 워런트증권은 9028개의 종목이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18조7569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초단타 매매를 일삼는 스캘퍼가 증권사와 짜고 수익을 챙겨 일반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3월 검찰이 증권사를 압수수색했다.
주가연계증권(ELS) 발행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4월 발행 규모는 역대 두번째로 많은 3조4841억원을 기록했다. 올 누적 발행액만 9조원을 넘어서 지난해 총 모집액 25조원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돼 금감원의 분담금 수익을 올리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연계증권 역시 수익률 조작 의혹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증권사들이 만기 상환일에 수익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해당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유가증권 발행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금감원이 받는 발행분담금 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06년 298억원에 불과했던 분담금은 2009년 723억원으로 불어났다. 금감원은 이런 수입을 인건비나 복지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기관이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익을 얻는 이런 구조가 ‘이해상충’ 문제를 일으킨다는 논란도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연초에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예산이 확정되므로 분담금 규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수입이 초과되면 금융회사에 반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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