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 기업 934곳 14년간 분석 ‘낙수효과’ 반박
감세론자들의 주장과 달리 실제 법인세가 낮아져도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30일 낸 ‘실효법인세율, 기업의 투자 그리고 고용에 관한 실증분석’이란 보고서에서, 1996~2009년 비금융 제조업체인 대-중소기업 934곳의 실효 법인세율과 순투자와의 관계를 회귀분석 방법으로 분석했더니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지난 14년 동안 대기업의 경우 실효 법인세율을 1% 낮췄으나, 순투자는 되레 0.0399% 줄었다.
연구소는 “이러한 결과는 어떤 통계 모형을 동원하더라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고, 어떤 표본을 분석해도 마찬가지였다”며 “법인세와 투자와의 관계에 통계적 유의성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순투자란 기업 현금흐름표상 유·무형 자산의 증감을, 실효 법인세율은 비과세 감면 등을 거친 뒤 기업의 실제 세부담을 세전이익으로 나눈값을 뜻한다.
연구소는 “이와 같은 결과에 비춰봤을 때 법인세 인하를 통해 기업의 실효세율을 낮춘다 해도 기업의 투자가 증가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생산에 필요한 필수적인 투자행동, 예컨대 기계설비·장비투자 등은 법인세율보다는 다른 변수의 영향을 더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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