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청년층 취업률 최악…전체 취업자는 4월보다 늘어
전반적인 고용 사정은 나아지고 있지만 청년층(15~29살) 고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졸자들의 취업 연령기인 20대 후반 실업률은 2009년 금융위기 직후 때보다도 높아 최근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15~29살 청년층의 실업률은 7.3%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0.9%포인트 상승했다. 청년층 실업자 수도 31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30대와 40대 실업자가 같은 기간 각각 9.0%, 7.3%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가운데 대졸자들이 주로 취업을 하는 25~29살 청년층의 실업률은 7.2%로 역대 5월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0.3%포인트 높았다. 30대 초반 실업률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0대 초반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거나 대학원을 졸업한 청년들이 몰려있는 층이다. 30~34살 청년층의 5월 실업률은 4.0%로 2000년(4.1%)과 2009년(4.0%)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았다. 등록금과 청년실업으로 고통받는 대학생들의 아우성이 엄살이 아닌 것이다.
실업률은 계절적 요인을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통 졸업철인 2, 3월과 8, 9월에 반짝 상승했다가 이후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 때문에 매해 같은 달을 비교해보면 현재의 고용여건이 어떤지를 읽어볼 수 있다.
5월 현재 우리나라 전체 실업자 수는 81만900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38.0%를 15~29살 청년층이 차지하고 있다. 취업 경험이 전혀 없는 실업자도 4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5%나 급등했다.
기획재정부는 청년 실업률이 증가한 데 대해 “경기회복에 따른 구직활동이 늘어나고, 지난해 6월에 실시된 지방 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이 올해에는 5월에 집중되면서 청년층 실업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업자 통계에 포함되지 않지만 사실상 ‘백수’인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육아, 가사, 공부, 건강 등의 이유가 아닌 단순히 ‘쉬었음’ 인구는 14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5.1% 증가했다. 취업할 의사와 능력은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자 가운데 지난 1년 내 구직경험이 있었던 구직단념자도 25만7000명으로 전월 대비 12.2% 증가했다.
반면, 5월 취업자 수는 2466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만5000명 늘었다. 이에 따라 고용률도 60.1%를 기록하며 지난해 5월 이후 1년 만에 60%를 넘어섰다. 송성헌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등 공공분야에서는 3만7000명 줄었지만, 민간 부문에서 39만2000명 증가하면서 전체 취업자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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