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빚 떠안은 수공, 경영평가 ‘A’
수공사장도 ‘최고점’
정부가 지난해 100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빚더미’에 놓인 한국수자원공사와 공사 사장에 대해 사실상 최고 등급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를 대신해 4대강 사업을 떠안은 수자원공사를 배려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17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심의·확정한 ‘201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보면, 한국수자원공사는 기관 평가에서 6개 등급 가운데 둘째로 높은 A등급을 받았다. 기관장 평가에서도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은 둘째로 높은 등급인 ‘우수’ 등급에 올랐다. 이번 기관 및 기관장 평가에서 각각 최고 등급인 S와 ‘탁월’ 등급을 받은 곳이 한 곳도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2009년 2조9956억원이던 수자원공사 부채는 4대강 사업을 본격적으로 벌인 지난해 2.7배(7조9607억원)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이런 평가 결과가 나온 것은 부채 관련 항목의 비중을 낮게 잡았기 때문이다. 전체 경영평가에서 재무예산관리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했지만, 4대강 등 주요 사업활동 평가 항목은 15%에 달했다.
한편 이번 기관장(96명) 평가에서는 우수 3명, 양호 32명, 보통 50명, 미흡 10명, 아주 미흡 1명이 나왔다. 이는 지난해 우수 5명, 양호 26명, 보통 45명, 미흡 19명, 아주 미흡 1명이었던 평가 결과에 견줘보면 양호 이상 등급이 증가하고 미흡 이하 등급은 감소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기관장 평가에서 ‘아주 미흡’(50점 미만) 평가를 받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을 비롯해 2회 연속 ‘미흡’(50~60점 미만) 평가를 받은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과 어촌어항협회 회장 등 3명의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