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전력의 65%가 앞으로 계속 비용이 늘어날 화력 발전이고, 에너지 자원의 99%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은 한국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손정의(사진) 소프트뱅크 회장이 2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두 나라의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손 회장은 이전에도 몇 차례 한국을 찾았지만, 공식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10년 만이다. 이에 앞서 그는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녹색성장 서밋 2011’에서도 기조 연설을 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 확산에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이날 손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진이 많은 일본에서 원자력발전에 의존한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일본에서 일어난 원전 사고를 거울삼아 각국에서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화력 발전의 비율을 줄여나가는 차원에서 신재생 에너지 기술을 키워나갈 필요성에 공감할 것”이라며 정책 차원의 육성을 강조했다.
소프트뱅크의 향후 30년 비전과 후계 구도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한 ‘멀티 브랜드’ 성장 전략을 통해 30년 내 시가총액 톱 10위권 회사가 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쟁을 통한 후계자 선출 선언도 눈길을 끌었다. 손 회장은 “60대가 되면 회사를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를 세워 그룹 직원 2만명 중 200명을 뽑고, 외부에서 트위터를 통해 응모한 1만명 중 100명을 선발해 다음 세대 리더로 육성 중”이라고 소개한 뒤 “이 중 1명이 제 후계자가, 나머지는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6개월에 한번씩 최하위 20%를 퇴출하고 다시 새로운 20%를 충원하는 형태의 경쟁 체제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에는 청와대를 찾아 고비 사막에 태양광 발전 단지를 세우는 ‘고비테크 프로젝트’를 직접 이명박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한·중·일이 협력해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는 “삼성과 엘지는 태양광, 현대중공업은 풍력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어 한국과 일본이 협력한다면 큰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