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살 인구가 7% 넘으면 ‘고령화 사회’
한국 11% 넘어…증가속도 세계 최고
한국 11% 넘어…증가속도 세계 최고
오이디푸스가 테베의 암산을 지나갈 때 스핑크스가 낸 수수께끼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침에는 네발, 점심에는 두발, 저녁에는 세발로 걷는 짐승은?” 그렇습니다.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는 네다리로 걷다가, 자라서는 두 발로 걷고, 늙어서는 지팡이를 짚어 세다리로 걷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런데 실제로 스핑크스의 말처럼 사람이 하루아침에 네발로 걷다가, 두발로 걷고, 세발로 걷지는 않습니다. 다만, 스핑크스 입장에서 사람의 일생이라는 것이 한낱 하루치에 불과할 정도로 짧게 느껴졌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비유하자면 “아침에는 네발, 점심에는 두발, 저녁에는 세발로 걷는” 나라가 우리나라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빠른 속도로 늙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30년 동안 유소년 인구(0~14살)는 급격히 줄어들어 반토막 난 대신, 고령 인구(65살 이상)는 세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전체 인구에서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진 탓인데, 그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로 분류됩니다. 국제연합(유엔)은 65살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를 넘을 때 고령화 사회로 규정합니다. 14%를 넘으면 ‘고령 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구분하죠.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 고령 인구 비율이 7.3%를 기록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습니다. 통계청이 5년마다 하는 인구주택총조사의 전수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살 이상 인구는 경상남·북도 인구를 합한 수준(547만6800명)인 54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1.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8년에는 고령 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이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고령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변하는 데 각각 24년, 12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18년, 8년밖에 걸리지 않게 되는 셈입니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홀로 사는 1인 가구의 증가세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70살 이상 독거노인 가구수는 5년 전보다 무려 44.7%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23.9%로 사상 처음 4인 가구(22.5%)를 앞질렀습니다.
전체 인구에서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나라 발전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면서 경제성장은 급격히 둔화되고, 고령층 부양 부담이 막대하게 늘어나 국민 부담이 가중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그 충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령 사회까지는 불과 10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미래가 달린 일입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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