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6월 소비자물가 6.4%↑·금리 인상 잇따라
경착륙 가능성도…국내 수입물가 상승 압박
경착륙 가능성도…국내 수입물가 상승 압박
중국의 물가 상승률이 통제 범위를 벗어나면서 중국발 인플레이션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일부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금리 인상과 임금 상승 등으로 중국 제품의 수출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수입물가를 더욱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중국의 물가는 이달을 고비로 정점을 지나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박보다는 그동안의 긴축에 따른 중국 경제의 경착륙 여부를 더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9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4% 급등해 시장의 예상치(6.2%)를 넘어서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도 7.1% 상승해 예상치(6.9%)를 웃돌았다. 원자바오 총리는 최근 물가 억제 목표치를 4%에서 5%로 올렸다. 중국의 물가 상승률은 다음달에도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하반기에 1~2차례 금리나 지급준비율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공산품과 농산물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 지난해 총 수입액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6.9%로 가장 높았다. 품목별로는 생활용품, 섬유류 등의 대중국 수입 비율이 50%를 넘었다. 국내 물가상승의 주요 요인인 농산물 수입 비중은 15.1%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05년 이후 중국 생산자물가가 한국 수입물가에 영향을 주는 상관관계는 0.57로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생산자물가 오름세가 확대되기 시작한 2007년 이후에는 0.65로 더 밀접해졌다.
중국 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수출가격 상승이 세계 물가를 끌어올리는 힘은 더 커졌다. 모건스탠리는 수출 규모가 지금보다 작았던 2006년에 중국 기업이 생산원가 상승분을 모두 수출가격에 전가할 경우, 세계 물가의 상승 압력은 연간 0.7%포인트에 이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지금 중국 경제 규모는 2배 가까이 커졌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일부 농작물이 중국의 작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식료품값 안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정책적으로 임금 인상에 우호적인데다 위안화 절상 폭이 커지면 ‘차이나플레이션’(차이나+인플레이션)의 영향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위안화는 올 상반기에 1.9% 절상됐지만 하반기에는 3~4% 정도 절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차이나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경우에 대비해 원화 절상으로 충격을 흡수하고 농산물 공급처를 다각화하는 등의 방안을 미리 점검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근본적 위험은 부동산 거품과 지방정부 채무에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대원 산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며 중국 내수가 침체될 경우 국내 수출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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