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당 1580달러 넘어서
국제 금값이 온스당 1580달러대를 돌파하며 두달 반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내 금 소맷값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1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8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587달러까지 치솟았다. 유럽 재정위기 확산과 미국 경기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인 금은 이달 4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올랐다. 15일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차 양적완화 계획을 부인했다는 소식으로 1580달러 초반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최근 금값이 가파르게 오른 것은 △안전자산 △달러 대체통화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 등의 특징이 부각되며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그리스 긴축안 통과 이후 온스당 1500달러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던 금값은 이탈리아 등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직전 최고치인 4월29일의 온스당 1567달러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또 최근 미국 고용지표 악화와 신용평가사들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시사 등으로 달러 약세가 점쳐지며 금에 자금이 몰렸다. 중국 등 신흥국의 물가 압박이 커지는 것도 인플레이션 회피 수단인 금의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금값의 상승이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달러 가치와 투기자금 동향에 따라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손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같은 귀금속인 은의 값이 온스당 38달러 벽에서 주춤거리고 있어 금값이 온스당 1600달러를 돌파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국내 금 소맷값은 살 때 기준으로 3.75g(1돈)에 21만72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 돈짜리 돌반지를 사려면 부가가치세(10%)와 세공비(5000원~1만원)를 포함해 25만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금 소맷값은 2008년 8월16일에 살 때 기준으로 3.75g당 10만9670원까지 폭락했지만, 이후 상승 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6월9일에 20만원을 돌파했다. 유수호 한국금거래소 대표는 “국제 금값 오름폭에 비해 원-달러 환율의 내림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국내 금값이 더 오르는 측면도 있다”며 “여름철은 비수기인데도 개인들의 투자 문의전화가 하루에 30통 이상 걸려온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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