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고물가의 비애
올해 1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한달 식생활비 지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의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 자료를 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올 1분기 소비지출 가운데 식생활을 위해 쓴 돈은 한달 평균 59만585원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래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항목별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 비용이 32만2930원으로 1분기 사상 처음으로 30만원대를 뛰어넘었다. 식당, 배달 음식, 패스트푸드 등을 사먹는 데 드는 식사비도 26만7655원으로 지난해 1분기(27만440원)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가격변동 요인을 뺀 실질 소비지출을 보면 달라진다. 실질가격 기준으로 지난 1분기 식료품·비주류음료 구입비와 식사비는 47만3136원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47만1835원) 다음으로 낮았다. 이 가운데 식료품·비주류음료 구입비가 24만6495원으로 가장 낮았고, 식사비는 22만6641원으로 2003년, 2009년 1분기에 이어 세번째로 낮았다. 이는 최근 물가급등으로 식생활을 위해 구입한 물품의 절대 양이 줄었음에도 지출한 비용은 더 늘었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 채소와 채소가공품에 지출한 비용은 지난해 1분기에 견줘 17.4%나 상승했으나 실질 기준으로는 오히려 0.8%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돼지고기나 채소는 예년보다 적은 양을 구입하더라도 지출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