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
공기업 선진화 앞장 불구
‘3년연속 적자’ 성과 초라
소액주주에 피소도 부담
‘3년연속 적자’ 성과 초라
소액주주에 피소도 부담
김쌍수(사진)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3일 청와대에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3년 임기를 불과 사흘 남겨두고, 후임 사장 인선 절차도 거의 마무리된 상황에서 굳이 사의까지 나타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사장의 임기는 26일까지다. 그의 후임으로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중겸씨에 대한) 검증 작업은 다 끝났다. 해외 순방 중인 대통령의 재가만 남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김 사장은 사흘 뒤 자연스럽게 물러나거나 새 사장이 올 때까지 좀더 자리를 지키면 된다. 그런데도 그는 굳이 임기 종료 직전 사의표명이란 이례적인 방식을 택했다.
왜 그랬을까? 그가 최근 자신에 대한 평가에 무척 상심했다는 게 주변의 공통된 전언이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엘지전자 부회장 출신으로 나름대로 경영 혁신의 전도사로 평가받아왔는데 한전에 와서 계속 적자를 기록한데다 최근엔 한전 소액주주들로부터 이에 대한 소송을 당해 무척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3년 전 한전에 최초 민간 출신 사장을 앉힌 정부의 기대는 컸다. 정부는 그가 최대 공기업 중 하나인 한전에서 ‘공공기관 선진화’에 앞장서길 바랐다. 실제 그는 성과 연동 연봉제 도입, 지역 사업본부 통폐합, 무한경쟁 보직제도 시행 등 조직 내 경쟁과 효율, 수익을 강조하면서 정부 정책에 솔선수범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경영 성과는 초라했다. 취임 첫해 한전은 사상 처음으로 3조659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는 3년 연속 계속됐다. 결과만 놓고 보면, 김 사장은 ‘실패한’ 한전 사장으로 남게 됐다.
그로서는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 또다른 한전 관계자는 “김 사장 나름대로 경비 절감 등 동분서주했지만,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억제책으로 도저히 흑자를 낼 수 없었다”며 “본인이 답답해하고 억울해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요금 현실화와 연료비 연동제의 필요성을 계속 주장해왔지만, 물가를 잡아야 하는 당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25일 예정된 기자간담회에서 한전의 자율경영의 필요성 등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류이근 안창현 기자 ryuyigeun@hani.co.kr
김 사장은 25일 예정된 기자간담회에서 한전의 자율경영의 필요성 등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류이근 안창현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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