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새 100달러 폭등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900달러를 돌파했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직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48.2달러(2.60%) 오른 1900.4달러로 마감됐다. 다음날 시초가 기준이 되는 정산가격은 1891.9달러다.
금값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된 지난 5일 이후 폭등하기 시작했다. 이달 초 온스당 1650달러 안팎에서 옆걸음치다가 지난 8일 68달러(4.12%) 폭등하며 단숨에 1700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국제금융시장이 공포에 휩싸이자 18일 1800달러를 뚫었다.
금값의 상승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거래일 기준으로 1700달러와 1800달러 돌파에는 각각 16일과 8일이 걸렸고 1900달러를 넘어서는 데 걸린 기간은 불과 이틀이었다.
금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것은 세계경제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말고도 달러화 위상 약화 우려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 약세 차원을 넘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과도기적인 대체 통화로 금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재침체와 유로존 신용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한 금값이 2000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국내 금 소맷값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 금 소맷값은 살 때 기준으로 3.75g(1돈)에 26만700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 돈짜리 돌반지를 사려면 부가가치세(10%)와 세공비(1만원 안팎)를 포함해 30만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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