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새 한국증권 등서 거액 빌려
증권업계 ‘선물투자 손실탓’ 추측
증권업계 ‘선물투자 손실탓’ 추측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이후 두차례에 걸쳐 증권사에서 거액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최 회장은 지난 17일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에스케이씨앤씨(SKC&C) 주식 66만주를 담보로 한국투자증권에서 대출을 받았다. 최 회장은 6월24일에도 같은 주식 45만주를 한국증권에 맡기고 돈을 빌렸다.
증권사들의 주식담보대출 최대 한도는 통상 전날 종가의 55%까지다. 따라서 대출일 전날인 지난 16일과 6월23일 에스케이씨앤씨의 종가(13만4000원, 13만9500원)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대출가능금액은 최대 830억원이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해 9월14일에도 같은 회사 주식 401만696주를 담보로 우리투자증권에서 돈을 빌렸다. 당시 주가가 9만3500원이었으므로 대출금액은 206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 회장은 지금까지 에스케이씨앤씨 주식 512만696주를 담보로 모두 29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빌린 셈이 된다. 담보로 잡힌 에스케이씨앤씨 주식은 최 회장 전체 지분(2225만주)의 23%에 해당한다.
최 회장이 잇따라 거액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을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선물투자에 따른 손실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선물투자에 나섰다가 1000억원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에스케이그룹 관계자는 “개인적인 일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며 “다만 그동안 경영상의 목적으로 일부 차입을 해왔고,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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