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새 입찰가 차례 “생각할 시간을” 유예신청
29일 재경매…KT 포기땐 SKT 9950억원에 ‘낙찰’
29일 재경매…KT 포기땐 SKT 9950억원에 ‘낙찰’
1.8㎓ 대역 주파수 경매가 8일째인 26일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주춤했다.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새 입찰금액을 부를 차례를 넘겨받은 케이티(KT)가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의미의 유예 신청을 했다. 이번 경매에서 유예 신청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8일째 진행된 주파수 경매에서 에스케이텔레콤(SKT)이 누적 82라운드에 입찰가 9950억원을 써내자, 케이티는 이날 마지막 라운드인 83라운드에서 입찰 유예를 신청했다. 입찰 유예는 결정을 다음 라운드로 미루는 것으로, 원래 라운드당 30분 안에 상대가 제시한 이전 입찰가의 1% 이상을 덧붙인 금액을 새로 제시해야 경매가 진행된다. 사업자당 2회씩 유예를 신청할 수 있지만, 연속 사용할 수는 없다. 따라서 29일에 케이티가 새 입찰가를 제시하면 경매는 계속된다.
이날 경매에선 1조원 돌파를 앞두고 두 이동통신사 간의 눈치 보기가 드러났다. 에스케이텔레콤이 경매 종료를 수십분 앞두고 진행된 82라운드에서 앞서 케이티가 제시한 금액에 ‘1%+74억원’을 덧붙인 9950억원을 써낸 것이다. 케이티가 입찰을 하려면 최소 100억원가량을 추가해야 해 입찰가는 1조50억원을 넘기게 된다. 지금까지는 통상 1% 선에서 입찰가를 올려 왔으므로, 원래대로라면 에스케이텔레콤 순서에 1조원을 돌파할 차례였지만 케이티에 공을 넘긴 것이다. 이에 케이티가 유예로 맞서면서 주말 동안 생각할 시간을 번 셈이다. 양 사 모두 경매 가격이 1조원을 넘어서는 데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케이티는 “신중한 결정을 하기 위해 마지막 라운드에서 유예 신청을 했으며, 주말 동안 논의를 거친 뒤 다음주 경매에 다시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케이티에서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포기한다면 1.8㎓ 주파수 대역은 9950억원을 제시한 에스케이텔레콤에 넘어간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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