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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허당 ‘신MB 물가지수’

등록 2011-08-31 20:49

가격 결정 요인 외면한 채
시도별 비교…실효성 의문
우리나라에서 삼겹살 1인분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제주도다. 삼겹살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싼 대구(7533원)보다 4267원이 높은 1만1800원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5일 삼겹살 등 서민생활 10개 품목의 16개 시도별 가격을 공개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어서, 2008년 52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 ‘엠비 물가지수’에 이은 ‘신엠비 물가지수’로도 불린다.

하지만 여기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제주사람들은 통상 오겹살을 먹는데, 오겹살은 삼겹살보다 단가 자체가 높다. 또 대구에선 1인분 중량이 다른 곳보다 적은 100g대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싸게 보일 뿐이다. 지역마다 다른 1인분 중량을 200g으로 통일하면, 지역간 삼겹살 가격차는 최대 4267원에서 2149원으로 절반 가까이 준다. 여기에 지역간 소득과 임대료, 인건비, 식재료 공급 여건 등이 조금씩 다른 현실까지 감안하면, 삼겹살의 실질적인 가격 차이는 더욱 줄어든다.

정부가 지역간 물가 수준을 비교·분석해 지역간 가격경쟁을 꾀하겠다면서 ‘신엠비 물가지수’를 내놨지만 정작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준을 통일할 경우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지역간 소득과 임대료 등 차이를 고려할 경우 이를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없다는 것이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연구위원은 “울릉도 자장면값이 비싸다고 서울에서 자장면을 시켜 먹을 순 없지 않느냐”며 “이런 식의 지역간 경쟁은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역간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 자장면·설렁탕·김치찌개·된장찌개 가격은 전국적으로 비슷했으며, 비싸봤자 평균 가격보다 500~600원 높은 수준이다. 가격을 낮출 여지가 거의 없는 셈이다. 사실 지역별 소득 수준이 다르면 물가가 다른 게 당연하다. 이를 반영하듯 16개 시도 가운데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1359만원(2008년 기준)으로 가장 낮은 대구의 경우, 돼지갈비·김치찌개·된장찌개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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