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고장 이유 있었네
국산화 일정 쫓겨 평균 5개월 테스트 뒤 무리한 투입
시운전 거리도 절반…“국민 태우고 시험운행” 지적
국산화 일정 쫓겨 평균 5개월 테스트 뒤 무리한 투입
시운전 거리도 절반…“국민 태우고 시험운행” 지적
잦은 고장으로 ‘고장철’이라는 오명을 받아온 케이티엑스(KTX)-산천이 케이티엑스에 비해 첫 운행 전까지 차량 고장을 점검하고 안전성을 확인할 시간이 짧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운전 거리도 케이티엑스의 절반 정도에 불과해 케이티엑스-산천이 국산화 일정에 쫓겨 무리하게 운행에 투입돼 잦은 고장을 일으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국토해양위원회 소속인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고속철도 인수 자료를 보면, 프랑스 알스톰사가 설계 제작한 케이티엑스의 경우 공장출고일로부터 코레일이 인수하기까지 평균 16개월이 걸린 반면, 현대로템이 국내 기술로 제작한 케이티엑스-산천은 이 기간이 케이티엑스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5개월에 그쳤다.
공장 출고 뒤 코레일에 인수되기까지 제작사는 시험운전과 차량조정시험, 차량성능시험, 종합시험 등 180여종의 시험을 실시한다. 특히 최첨단 고속차량의 특성상 출고 뒤 인수 때까지 가만히 세워둘 수 없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운행하며 성능을 점검하는 ‘동적 보관’을 한다. 출고 뒤 운행을 하지 않으면 성능 저하 및 고장의 우려가 있어서다. 이진원 우송대 교수(철도차량시스템학)는 “이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종합적인 안전테스트 및 안정화 기간도 짧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케이티엑스-산천의 시운전 기간도 케이티엑스의 절반가량에 불과했다. 알스톰사가 제작한 케이티엑스의 시운전 거리는 프랑스 현지에서 10만㎞, 우리나라에 들어온 뒤 4만㎞로 총 14만㎞에 달했지만, 케이티엑스-산천은 6만9000㎞였다. 강기갑 의원은 “안전테스트 기간이 부족한 것이 결국 제품 결함과 잦은 사고로 이어졌다”며 “코레일은 결과적으로 국민들을 태우고 케이티엑스-산천 시험운행을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안전성을 확인할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고장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케이티엑스의 인수기간이 길었던 것은 1998년 개통 예정이었던 경부고속철도가 2004년으로 연기됐기 때문”이라며 “산천의 경우 안전성 테스트와 4만㎞의 시운전 거리 등 법적 기준을 지켰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케이티엑스-산천의 시운전 기간도 케이티엑스의 절반가량에 불과했다. 알스톰사가 제작한 케이티엑스의 시운전 거리는 프랑스 현지에서 10만㎞, 우리나라에 들어온 뒤 4만㎞로 총 14만㎞에 달했지만, 케이티엑스-산천은 6만9000㎞였다. 강기갑 의원은 “안전테스트 기간이 부족한 것이 결국 제품 결함과 잦은 사고로 이어졌다”며 “코레일은 결과적으로 국민들을 태우고 케이티엑스-산천 시험운행을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안전성을 확인할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고장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케이티엑스의 인수기간이 길었던 것은 1998년 개통 예정이었던 경부고속철도가 2004년으로 연기됐기 때문”이라며 “산천의 경우 안전성 테스트와 4만㎞의 시운전 거리 등 법적 기준을 지켰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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