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출입 동향, 수출증가율 전달대비 6.3%P↓
수입액 456억달러 ‘최고’…무역수지 흑자도 주춤
수입액 456억달러 ‘최고’…무역수지 흑자도 주춤
글로벌 재정위기의 여파로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수출 증가세가 급격히 꺾인 반면, 수입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전년 동월 대비 30억달러나 감소했다. 재정위기에 따른 선진국의 수요 위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4분기 무역수지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1일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잠정치)을 보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19.6% 증가한 471억1800만 달러, 수입은 30.5% 증가한 456억8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 8월 25.9%에서 6.3%포인트 떨어졌으나, 수입 증가율은 28.9%에서 1.6%포인트 확대되면서 수입액은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14억3500만달러를 기록하며 2010년 2월 이후 20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 8월 4억8000만 달러보다는 약 9억달러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29억7000만달러나 감소한 수치다. 다만, 올해 들어 9월까지 8094억달러의 무역규모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 사상 첫 무역 1조달러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품목별로는 석유제품(56.8%), 자동차(40.0%), 일반기계(40.2%), 철강제품(39.6%) 등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반도체(-4.2%)와 선박(-32.7%), 무선통신기기(-7.5%) 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경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발주량이 감소했던 2009년도 수주 물량의 인도시점이 다가오면서 선박 수출이 급감했다”며 “일부에서는 선박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미국(15.9%), 유럽연합(EU, 11.2%)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주춤해졌고, 중국(20.5%), 아세안(43.2%) 등 개발도상국과 일본(48.7%)으로의 수출은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수입은 원유(56.7%), 가스(104.0%), 석탄(73.4%) 등 가격상승분이 반영돼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 장비 등 자본재 수입은 0.9% 감소했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그나마 수출 증가액이 크게 꺾이지 않은 것은 유가 상승으로 석유제품 수출 단가가 지난해보다 높아진데다, 일본 대지진 이후 누리고 있는 반사이익과 같은 일시적 요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가 위기 국면에 접어드는 양상을 보이면서 수출 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정부 전망도 나온다. 안병화 지경부 수출입과장은 “세계적 경기둔화로 수출 환경은 악화되고, 고유가 등의 여파로 수입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무역수지 흑자 확대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그동안 수출 증가를 주도하던 선박, 석유화학, 일반기계, 정보통신 등은 4분기에도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경욱 류이근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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