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등 선진권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과거 대형 경기침체 뒤 회복과정에서 재침체(더블딥)를 경험했던 사례와 유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국산업연구원은 5일 ‘선진권 경기불안이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연구원은 “미국 등 선진권은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재정악화 문제가 정치적으로 크게 부각되면서 정책기조가 뚜렷하게 긴축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1937년 대공황기 미국, 1996년 금융위기 때 일본의 사례와 유사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1929년 대공황이 시작된 이후 37년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는 판단 아래 긴축재정으로 돌아섰다가 2차 대전 전까지 침체를 겪었다.
일본은 1991년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95년 경제 지표가 다소 나아지자 이듬해 재정건전성을 높이려 소비세를 인상했다가 재침체에 빠져들었다.
미국은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1%(연율)도 미치지 못한 상태에서 향후 약 3조 달러의 재정적자 감축안을 내놓은 상태다. 글로벌 재정위기의 한복판에 서있는 유럽국가들도 경기침체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에서 긴축재정을 펴는 실정이다.
하지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재정건전화 노력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으나, 미국 등의 경우 당장 긴축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려운데도 긴축이 지나치게 성급하게 추진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강두용 한국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교역 환경이 악화되고, 세계경제의 불안이 빈발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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