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900ℓ초반까지 계속될 것”
‘세계 최대 용량 냉장고’를 두고 벌이는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의 ‘냉장고 전쟁’이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엘지전자는 31일 세계 최대 용량인 870ℓ 디오스 양문형 냉장고(R-T871EBRDL)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엘지전자 쪽은 “기존 양문형 냉장고와 외형은 동일하지만 가장 많은 용량을 담을 수 있다”며 “냉장고 크기 대결에서 앞서나갔다”고 자평했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9월 내놓은 860ℓ 지펠 그랑데스타일 냉장고의 최대 용량 기록을 두달 만에 깬 것이다.
엘지전자와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세계 최대 냉장고 크기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우며 치열한 ‘크기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시작은 지난해부터다. 엘지 쪽이 지난해 3월 800ℓ급 대형 냉장고로는 최초인 801ℓ 용량의 냉장고를 내놓자, 삼성이 뒤질세라 지난해 10월 840ℓ 대용량 냉장고를 내놓으며 맞불을 놓았다. 엘지는 다시 지난 3월 850ℓ 냉장고로 맞섰고, 삼성은 9월에 2012년형 860ℓ 냉장고 출시를 발표하며 ‘10ℓ의 전쟁’을 이어갔다. 이에 엘지가 다시 870ℓ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두 회사는 아파트 규격 등으로 냉장고 외부 크기에 제한이 있다 보니, 속을 깊고 넓게 쓸 수 있도록 하는 제품 설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엘지는 냉장고 내부 배치를 최적화하고 ‘매직스페이스’ 공간을 늘려 용량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840ℓ에서 860ℓ로 확대하면서 폭과 높이를 유지하고 냉장고 속 깊이만 3㎝ 더하는 방식으로 용량을 늘렸다. 업계는 이런 경쟁이 900ℓ 초반대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엘지(LG)전자는 31일 세계 최대 용량인 870ℓ 디오스 양문형 냉장고(R-T871EBRDL)를 다음달 중순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엘지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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