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케이티(KT) 회장
이석채 KT회장, 위피 의무탑재 정책 등 언급
“정부 덕분에 애플의 아이폰 도입이 늦어져 삼성전자가 살았다.”
이석채(사진) 케이티(KT) 회장이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형 통합 콘텐츠장터인 ‘케이(K)앱스’ 출시 기념행사에 참석해 최시중 위원장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 회장은 휴대전화에 국내 고유의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인 ‘위피’(WIPI)를 의무탑재하도록 하는 정부 정책이 오래 유지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아마 (아이폰이 일찍 들어왔으면) 삼성은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국내에선 2009년 이전까지 위피와 위치정보법 등으로 인해 국외 스마트폰 모델을 그대로 쓸 수 없어 국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한국 시장을 외면했다. 실제로 아이폰은 2007년 6월 출시된 뒤 세계 곳곳에서 스마트폰 대중화 바람을 일으켰지만, 국내에는 케이티가 2009년 10월28일에야 공급을 시작했다. 이후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늘어났고, 마침내 지난달 28일 스마트폰 가입자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 40%가 스마트폰을 쓰게 됐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보급속도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정보기술(IT) 혁명이 3차에 걸쳐 일어났다”며 “1차는 5공화국 때 전화를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꾼 것, 2차는 김영삼·김대중 정부 때 초고속 인터넷망을 시작한 것, 3차는 바로 현 정부에서 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은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케이앱스가 세계 이동통신사들의 모바일 응용프로그램 도매장터(WAC) 규격을 따라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글로벌 진출이 기대된다”며 “열심히 하면 세계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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