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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모집자금의 4배까지 빌려 파생상품 등 투자
고수익 노리며 위험 감수…사고땐 피해 막대

등록 2011-11-27 20:34

아하 그렇구나 한국형 헤지펀드
토종 헤지펀드가 올해 안에 탄생할 전망입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헤지펀드는 외국에서 만든 펀드들에 투자한 재간접 상품입니다. 이번에 선보일 한국형 헤지펀드는 한국 사람이 한국의 제도에 의해 만드는 겁니다.

개인들도 5억원 이상 규모로 투자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헤지펀드가 고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합니다.

‘헤지’란 정원을 보호하는 울타리란 뜻으로, 헤지펀드는 본래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모집한 자금보다 수배나 많은 돈을 빌려 투자할 수 있어, 마치 꼬마가 자신보다 훨씬 무거운 물건을 시소로 들어올리는 것처럼 아슬아슬합니다. 토종 헤지펀드도 차입 한도를 펀드재산의 400%까지 확대했습니다. 투자 대상도 주식·채권 등 전통 자산은 물론 파생상품, 원자재, 통화 등으로 다양합니다.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가 1992년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해 10억달러를 번 것은 유명한 일화입니다. 이처럼 시장의 흐름을 예측해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손실을 볼 위험도 높습니다.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는 1998년 러시아의 채무상환 유예 사태로 파산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헤지펀드의 75%가 손실을 보고 2000개가 넘는 펀드가 청산됐습니다.

헤지펀드는 운용보수 외에도 초과수익에 대해 20% 안팎의 성과보수를 지급하는데 이로 인해 펀드 매니저가 단기 고수익을 노린 위험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세계 헤지펀드는 1만개 안팎으로 이들이 굴리는 자산규모는 2조달러 정도로 추정됩니다. 금융당국은 국내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몇년 안에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연기금들도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는 헤지펀드를 사전에 등록하고 차입과 파생상품 거래 현황을 정기보고하도록 해 위험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학계의 시각은 다릅니다. 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스템의 위험을 줄이는 장치를 보완하지 않고 헤지펀드 활성화에만 주력하면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헤지펀드가 자칫 사고를 치면 손실이 무한대여서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헤지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이번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남유럽의 부도위기 사태 배후에는 헤지펀드의 약탈적인 공격이 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토종 헤지펀드가 앨런 그린스펀의 말처럼 꽃가루를 옮기는 벌이 될지, 해적이 될지는 금융당국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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