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탭 10.1’ 호주 항소심서 판금해제…성탄특수 ‘반격’
애플과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서 갤럭시탭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을 뒤집으며 첫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애플은 독일에서 디자인을 수정한 삼성 갤럭시탭에 대해 다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삼성에 대한 고삐를 죄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연방법원은 30일(이하 현지시각) 1심에서 내려진 갤럭시탭 10.1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에 불복해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제기한 항소심에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애플이 문제 삼은 멀티터치 기술 등은 삼성전자의 태블릿피시 판매를 금지시킬 정도의 효력을 갖지 않는다’며 1심을 뒤집었다. 앞서 애플은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이 아이패드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냈다.
이번 판결의 후속 절차 일정에 따라 삼성전자는 크리스마스 연휴 성수기를 앞두고 이르면 2일부터 갤럭시탭 10.1의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항소심에 불복해 상고할 뜻을 밝혔으나, 삼성은 “1심을 뒤집은 만큼 애플의 상고가 대법원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판결은 디자인 관련 지적재산권이나 터치 관련 기술 특허를 내세워 삼성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을 받아내 온 애플에 처음으로 제동을 건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 8월 네덜란드 법원은 애플의 포토플리킹(사진을 손가락 끝으로 밀어 넘기는) 기술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갤럭시에스(S)2와 갤럭시에스에 대해, 독일 법원은 디자인 문제로 갤럭시탭 10.1에 대해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따라 애플에 석달간 갤럭시탭 미판매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애플의 아이폰4S에 대한 ‘맞불’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은 지난달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아이폰4S가 삼성의 통신기술을 침해했다며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애플도 공세의 끈을 늦추지 않을 태세다. 애플은 삼성이 독일에서 새로 내놓은 ‘갤럭시탭 10.1N’ 제품에 대해 지난 29일 또다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테두리와 스피커 위치 등 외관을 일부 수정했지만 디자인이 여전히 아이패드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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