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118 대 110 수준
대-중소기업간 생산성 격차가 계속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산성본부는 22일 제조업체 가운데 대기업의 3분기(7~9월) 노동생산성지수가 118.4로 중소기업의 110.0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노동생산성지수는 산업생산(산출량)에 대한 노동투입량의 비율로 2008년 100을 기준으로 한다. 노동투입량에 견줘 산출량이 많을수록 생산성지수도 커진다.
대기업의 생산성지수는 2009년 101.9에서 지난해 114.8로 상승했다. 중소기업의 생산성지수도 같은 기간 98.1에서 108.1로 증가했지만, 상승폭은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이에 따라 대-중소기업간 생산성지수 격차도 2009년 3.8, 2010년 6.7, 2011년 3분기 8.4로 확대됐다.
유금순 생산성본부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의 제조업 전체 산출을 주도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기가 빠르게 둔화하면서 2009년 3~4분기 이후 증가세였던 생산성증가율도 최근 급락하고 있다.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생산성증가율은 대기업이 1.7%, 중소기업이 0.1%로 하락했다. 중소기업은 음의 증가율로 돌아서기 직전이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생산성을 높이려면 근로자에 대한 교육훈련을 강화해야 하는데 지난 10년간 대기업의 교육훈련비는 중소기업보다 평균 1.7배나 높았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교육훈련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임금도 낮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 쉽게 빠져선 안 된다”며 “2003년 중소기업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에서 최근엔 32%대로 떨어진 것과 대기업이 산출량 증가에 비해 일자리 창출을 줄이면서 생산성이 올라간 측면도 같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최장인 연간 2193시간에 이르지만, 지난해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미국이 우리보다 2.19배 높다. 일본은 우리보다 1.45배, 영국은 1.72배, 프랑스는 2.02배, 독일은 2.12배나 높았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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