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자금지원 조건…2013년까지 1조2500억
정홍준 대표 100대1 비율…1대주주 자격 잃어
정홍준 대표 100대1 비율…1대주주 자격 잃어
수출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성동조선해양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해주는 대신 개인 대주주 지분을 100대 1 비율로 감자(자본금 감액)하기로 했다. 실제로 감자가 이뤄지면 지분 24.68%를 갖고 있는 정홍준 대표는 1대주주 자격을 잃게 된다.
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성동조선에 신규자금을 지원해 기존 수주선박을 건조·인도하고, 수익성 있는 신규 수주 선박에 대해서는 선수금환급보증을 발급해주는 내용의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2013년까지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 1조2500억원 가운데 필요 자금 7300억원을 내년 6월까지 우선 지원한다. 이 가운데 3000억원은 올해 안으로 우선 지원하고, 나머지 4300억원은 내년 6월까지 원가절감 이행내역 등을 점검하며 순차적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자금 지원 대신에 경영 책임을 묻는다는 차원에서 대주주 감자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병행하기로 했다. 개인 대주주(정홍준 대표)에 대해서는 100대 1, 군인공제회(34.85%) 등 기타 주주에 대해서는 10대 1의 감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 대표의 특수관계인인 성동산업의 지분(20.94%) 또한 100대 1 감자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대주주 지분 감자와 함께 일부 채권의 출자전환으로 회사 지분을 확보해 채권단 주도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이 대주주 의결권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대주주 감자 추진에 특별한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며 “감자와 출자전환은 상법 개정 내용 및 시기 등을 고려해 채권단의 협의를 거쳐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성동조선의 원가절감을 비롯해 구조조정 등 강력한 자구계획을 수립하고, 수익성 있는 선박만 선별해 수주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자율협약에서 빠진 국민은행의 채권반대매수 청구권에 대한 인정여부, 처리방안, 자금재분배 등은 채권단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성동조선은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8위의 조선사다. 2008년 말 세계 금융위기 때 1조원의 파생상품 평가 손실을 입은데다, 선수금을 활용한 공격적인 설비 투자로 심각한 자금난에 빠지면서 지난해 3월 말 채권단과 자율 협약을 맺고 기업개선작업을 벌여왔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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