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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기업들 서비스산업도 장악

등록 2012-01-04 17:22수정 2012-01-04 20:36

20대 기업집단이 55.6% 차지
신규 계열사 서비스 분야 많아
일감 몰아줘 영업이익률 높아
엘에스(LS)네트웍스는 지난해 4월15일 서울 잠원동에 자전거 전문 유통브랜드인 바이클로 1호점을 오픈했다. 이후 현재까지 불과 9개월여 만에 전국에 모두 15개의 매장을 열었다. 8월에 문을 연 바이클로 부산점은 동남권 최대 매장으로 30~40%대 파격 할인 행사를 펼치면서 주변 중소 자전거대리점을 울상짓게 했다. 엘에스는 자전거를 비롯한 스포츠 유통 사업에서 2015년까지 매출 1조원을 올릴 계획을 잡고 있다.

재계 순위 21위인 엘에스그룹은 엘에스네트웍스를 비롯해 48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 기업집단으로 자산은 10조원에 이른다. 주력 업종이 산업용 전기 전자 및 소재 분야인데 계열사를 통해 유통서비스 쪽으로도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주로 제조업에 기반을 둔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서비스사업에 진출하면서 서비스산업에서 지배력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새롭게 만든 계열사도 제조업보다 서비스산업 쪽에 집중되고 있다.

4일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 집단의 서비스업 진출 동향’이란 보고서에서 “국내 20대 기업집단의 서비스 계열사 376개의 지난해 매출액은 342조653억원으로 국내 서비스산업 총생산의 55.6%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보시스템통합(SI), 물류, 광고·홍보, 소모성 자재구매 대행업 등에서 대기업집단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고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중소·중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서비스 분야에 활발히 진출해왔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해 펴낸 ‘국내 재벌그룹 팽창에 관한 분석과 그 대응 방안 모색’에서 “2001~2010년 40대 민간 기업집단의 신규 편입 계열사의 제조업 진출 비중은 줄고, 서비스업 진출비중은 늘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 기간 동안 총수 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신규 편입 계열사가 그룹당 4.38개인데, 동일 업종(1.21개)를 제외한 대부분(84.5%)이 도소매업 등 광의의 서비스 산업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4월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된 이후부터 지난해 7월까지 10대 그룹의 신규 계열사 가운데 서비스업이 전체의 62%에 달했다. 이 기간에 신규 계열사 237개 가운데 서비스업은 149개, 제조업은 88개로 나타났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대기업의 서비스산업 진출 배경을 “제품 생산만으로는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돼 성장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실제 최근 서비스계열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제조계열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을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서비스계열사의 높은 수익은 ‘불공정 경쟁’에서 비롯되는 측면도 있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서비스업에 진출한 계열사들의 경영지표가 그룹 평균에 견줘 좋은데 이는 일감 몰아주기 또는 회사기회 유용의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달 30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제조업 이외에 서비스업도 적합업종으로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의 서비스산업 지배력이 커지면 중소 서비스 유통업체뿐 아니라 자영업자를 내모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서비스업도 적합 업종으로 지정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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