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반응
최태원 회장에 대한 검찰의 불구속 기소가 발표된 5일 에스케이(SK)그룹은 “결국 올 것이 왔다”며 침울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검찰이 밝힌 혐의에 대해 “오해”라는 설명을 되풀이했다.
에스케이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전개방식은 아니지만 법적 절차로 확정된 것은 체감 정도가 다르다”며 “검찰이 제기해온 혐의에 대해 사실과 다르고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해왔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법정에 가면 소명을 통해 부당한 혐의를 벗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당장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고, 특히 글로벌 사업에서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에스케이그룹은 이날 사상 최대 규모인 19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7000여명을 채용하겠다는 올해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직원들은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재계 3위로 성장하고 내수 위주 기업의 한계를 벗어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한 시점에서 또다시 현실화한 ‘오너 리스크’에 좌절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2003년 최 회장이 1조5000억원대의 분식회계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보석으로 풀려나기까지 8개월여 구속됐던 기간을 경험한 다수의 직원들은 우려가 더 깊었다. 에스케이그룹의 한 직원은 “당시 오너가 구속되면서 중요한 경영적 판단을 수시로 해야 하는 기업의 일상적 경영활동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는 끔찍한 경험을 한 바 있다”며 “사실 여부가 아직 밝혀지진 않았지만, 뼈저린 경험을 한 오너가 또다시 개인적 비리 혐의를 받아 법원을 들락거려야 하는 상황에 직원으로 착잡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 형제가 잇따라 검찰에 소환되며 조사를 받아온 에스케이그룹은 재계 3위라는 규모에 걸맞지 않게 지난해 종무식과 올해 시무식도 열지 못하고, 아직까지 인사도 하지 못하는 등 경영에 차질을 빚어왔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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