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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올 증시 상저하고? 3~4월 2200 찍고 내리막 탈것”

등록 2012-02-01 20:22수정 2012-02-01 22:38

현직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중 유일한 여성인 이원선 토러스증권 센터장(왼쪽)과, 홍정혜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채권 담당 선임연구원은 ‘여의도 증권가 여풍’의 중심 인물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 제공
현직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중 유일한 여성인 이원선 토러스증권 센터장(왼쪽)과, 홍정혜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채권 담당 선임연구원은 ‘여의도 증권가 여풍’의 중심 인물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 제공
여의도 증권가 여풍 주역
이원선·홍정혜 ‘수다 대담’
외국인의 폭발적 순매수로 주가가 급등할 때 일반 예상과 달리 올해 증시가 ‘상고하저’(지수가 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아지는 흐름)가 될 것으로 전망한 애널리스트가 있다. 리서치 부서 출신 첫 여성 센터장인 이원선(43) 토러스투자증권 센터장이다. 이 센터장은 증시 전반을 데이터로 분석하는 계량 분야의 ‘베스트 애널리스트’ 자리를 2년째 차지했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펀드매니저들이 투표로 뽑는다. 이 센터장은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오는 3~4월께 2200을 찍은 뒤 흘러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센터장의 이화여대 경영학과 후배인 홍정혜(32)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채권 선임연구원은 금융당국 관계자로부터 수시로 전화를 받는 ‘요주의’ 인물이다. 가계부채의 심각성과 외국인의 채권시장 이탈 가능성을 집요하게 제기했기 때문이다. 하얀 눈이 세상을 덮은 1월31일 저녁, 99학번인 홍 연구원이 88학번 선배가 일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 토러스증권 리서치센터를 찾아 마주앉았다.

홍정혜 연구원 지금 거리에는 눈발이 날리는데 증시에는 봄이 너무 이르게 찾아왔어요. 춘래불사춘인가요?

이원선 센터장 지난해 말 많은 증권사들이 올해 증시를 ‘상저하고’로 전망했어요. 늘 그렇듯 하반기에 좋아질 것으로 본 거죠. 하지만 우린 지난 11월말에 ‘상고하저’를 주장했어요. 안전자산에 몰려 있던 돈이 위험자산으로 흘러가는 유동성 장세가 올 것으로 봤지요. 물론 펀더멘털이 좋아진 것은 없고 지표들이 많이 개선될 것 같지도 않아요.

지난해 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유로를 달러로 바꿔주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장기대출을 해주면서 유럽 은행들이 망할 가능성이 없어졌죠. 저도 기초체력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이 혼자 달려가고 있다고 봐요. 하반기에는 주식을 팔아야겠네요?

외국인들 한국증시 인식

자동출금기→입금기 전환

상반기 유동성 장세 예상


유가가 변수예요. 지금은 물가가 떨어지는 추세여서 증시 상승이 가능한데,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정도 가면 가뜩이나 성장이 힘든 상황에서 비용 부담이 겹쳐 유동성이 가라앉을 수 있어요. 3월2일 선거가 치러질 이란을 잘 지켜봐야 합니다. 하반기에는 주가를 올릴 만한 계기가 없어 보여요. 코스피는 3~4월쯤 2200을 찍고 조금씩 흘러내릴 겁니다. 외국인의 ‘자동 현금 출금기’였던 국내 증시가 지금은 ‘자동 입금기’로 변환됐어요. 채권도 그렇지요?

우리나라 금리는 외국의 제로금리에 견줘 여전히 높죠. 외국인은 중국 채권을 살 수 없어 나머지 나라 중에서 금리가 높은 한국 채권, 특히 요즘엔 장기채를 많이 사요. 외국인들은 팔 때도 엄청나게 팔아요. 지난해 말에는 채권을 5조원 팔고 나갔죠. 급격한 자본 유출입으로 금융시장이 많이 흔들려요. 올해 한국 경제는 상반기에 수출이 안 좋은데다 내수 쪽에서도 가계부채가 늘고 있어 지난해보다 성장세가 둔화되겠죠?

소비의 양극화가 문제입니다. 위기가 오면 고소득층은 충격을 별로 안 받지만 중산층은 실업이나 감봉으로 아랫단으로 붙어버려요. 중산층이 얇아진다는 거죠. 이러한 양극화는 증시에도 악재지요. 상장기업들은 정보통신(IT) 분야를 빼면 대부분 이익 전망이 내려가고 있어요. 금리정책은 어떤가요?

수출·내수 다 전망 어두워

위기땐 중산층 소비 줄여

양극화 문제 증시에 악재

당국이 트라우마(심리적 상처)가 있어요.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 직전에 금리를 올렸다가 이후 계속 인하했거든요. 지난해 말 금리인상 필요성이 컸는데 올리지 못한 배경으로 보여요. 재정 위험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이제 괜찮나요?

국채만기 규모를 보면 이탈리아가 압도적으로 많아요. 다른 나라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지만 이탈리아가 터지면 상황은 달라져요. 이탈리아 재정위기가 누그러지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거예요. 다만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봐요.

1시간 반 가량 걸린 대담이 끝나고 일어서자 창밖으로 빙판길 도로가 하얗게 내려다보였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모닝미팅으로 하루를 시작한 뒤 기관투자가 대상 세미나, 분석자료 작성 등을 하다 보면 밤 10시가 돼야 퇴근한다는 두 연구원은 다소 지쳐 보였다. 홍 연구원은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남편을 만나러 서둘러 떠났고, 이 센터장은 남은 일 처리를 위해 다시 사무실에 자리를 잡았다.

한광덕 선임기자, 김경욱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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