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하이닉스 ‘최태원 이사 선임’ 거센 후폭풍
‘최대주주’ 국민연금 의결위원 2명 사퇴

등록 2012-02-13 21:28수정 2012-02-14 16:00

(※ 클릭하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찬·반 동수로 ‘중립’ 결정
지홍민·김우찬 위원 반발
작년 SK이사 선임땐 반대
“재벌 편의 봐주기” 비판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의 무원칙한 주주권 행사를 둘러싸고 파열음이 일고 있다.

13일 열린 하이닉스반도체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의 이사 선임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아닌 ‘섀도 보팅’(중립 투표) 결정을 내렸고, 여기에 반발한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 2명이 사퇴했다.

최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찬성 48.10%, 반대 19.71%로, 의결권이 행사된 주식 중 찬성표가 절반을 넘어 이사로 선임됐다.하이닉스는 1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최 회장을 공동대표나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지난 10일 회의에서 최 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장시간 격론을 벌였지만 시각차를 좁히지 못했다. 회의 뒤 투표에서도 찬반이 3 대 3 동수(중립 1명, 기권 1명, 회의 불참 1명)로 나와 결론을 내지 못해 최 회장의 이사 선임 건에 대해 ‘중립’ 의견을 내기로 했다. ‘중립’은 의결정족수에는 포함되지만, 출석주주들의 의결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관심이 높아 파장이 큰 사안을 피해간 셈이다.

반대표를 던진 정부 쪽 추천위원인 지홍민 이화여대 교수(임시위원장)와 김우찬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지홍민 교수는 “중립 의견을 내기로 결정한 의결위 회의 결과는 유효하지만, 국민연금 의결위가 원래 설립됐을 때의 목표를 실현하기 힘들다고 보고 회의 직후에 사퇴했다”고 말했다. 김우찬 교수는 “기존 입장을 뒤집은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재벌 봐주기로, 국민의 자산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도 큰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규정이나 과거 의사결정 사례만 보더라도 최 회장의 이사 선임 건은 결격사유가 충분했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지침에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했을 때 ‘법령상 이사로서의 결격사유가 있거나 기업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의 이력이 있는 이사 후보에 대해 반대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 조항을 근거로 국민연금은 지난해 3월 최 회장의 에스케이와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이사 선임에 반대했다. 최 회장이 2003년 구속기소됐던 1조5000억원대의 에스케이글로벌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2008년 5월 대법원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유죄를 확정한 게 근거가 됐다. 최 회장은 지난 1월에도 계열사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전용한 혐의로 다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상황이다.

최 회장 이사 선임 건에 찬성 의견을 낸 위원들은 주주가치를 높이는 쪽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한 위원은 “하이닉스가 올해 거액을 들여 시설투자를 하는 것도 최 회장이 결정한 것으로, 투자자의 기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연금의 이번 모순된 결정은 의결위 인적 구성의 한계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9인의 민간위원에 재계 대표 2명이 포함돼 있어 기업 오너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처럼 독립된 의결권행사 전문기관에 위임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런 사태는 재발할 수 있다.

서정욱 변호사 등 법조인들은 이날 “국민연금이 오는 3월 주총에서 의결권을 적절하게 행사하지 않으면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민연금 이사장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위원들 간에 의견이 갈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김선식 기자 kdha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오스트리아 언론 “4대강, 완전히 정신나간짓”
안철수-문재인-박근혜…대통령 선호도 1위는?
거래소, 안철수 연구소에 횡령·배임 조회공시 요구
성형 전 모습도 ‘귀신같이’…더이상 못 속인다
프로야구 ‘첫 회 볼넷’이 승부조작이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