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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한국 휴대전화, 매출신화 써도 고용창출은 ‘0’

등록 2012-02-16 18:45수정 2012-02-16 21:16

10대중 8대 국외서 생산
삼성은 국내생산 12%뿐
고용 정체, 수출도 감소
삼성전자는 지난해 9740만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팔아 세계 1위 애플을 따돌렸다. 이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의 연간 매출(165조원)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정작 삼성전자 구미공장의 일자리는 5년 전 수준인 1만명에서 정체돼 있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7000만대에서 6000만대로 되레 줄었다.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일자리 정체와 수출 감소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른바 ‘외화내빈’의 모양새다. 16일 지식경제부의 자료를 보면,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의 국내 생산 비중(지난해 말 기준)은 21.6%에 불과하다. 삼성·엘지·팬택 등의 로고가 찍힌 휴대전화 10대 가운데 8대가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말이다. 휴대전화 국내 생산 비중은 2007년만 해도 64.1%에 이르렀으나 불과 4년 만에 3분의 1 토막이 났다.

특히 삼성은 국내 생산 비중이 12.5%에 불과하다. 삼성 휴대전화 신화의 주역도 구미공장이 아니다. 10대 중 9대가량이 ‘메이드 인 차이나’거나 ‘메이드 인 베트남’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의 톈진·선전·하이저우 등 3곳과 베트남·브라질·인도 공장에서 월 3500만대 안팎의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구미공장(월 500만대)의 다섯배 수준이다. 엘지전자도 중국·브라질·인도 등의 국외 생산(월 800만대) 물량이 평택공장(월 500만대)보다 훨씬 많다. 팬택(외주물량 제외)은 매달 김포에서 85만대, 중국에서 30만대를 생산한다.

그러다 보니 국내 일자리는 전혀 늘지 않고 있다. 통계청의 ‘이동전화기 제조업’(10인 이상) 종사자 수를 보면, 2005년 4만436명에서 2009년 4만2777명으로 거의 변동이 없다. 2007년과 2009년엔 전년도보다 일자리가 줄어들기도 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해외생산 비중의 확대가 업체들한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합리적 선택이겠지만, 이로 인한 국내 투자 부진과 고용의 정체는 사회 전체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외 생산이 늘면서 수출은 가파르게 줄고 있다. 1월 휴대전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달에 견줘 39.3% 급감한 14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동되고 있는 삼성의 베트남 옌퐁공장 때문”이라며 “옌퐁공장에서 중저가 폰뿐만 아니라 고가 폰까지 생산하면 이런 추세는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휴대전화가 ‘제2의 컴퓨터’가 될 것이란 예측마저 나온다. 제현정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컴퓨터는 2000년 수출액이 147억달러나 되는 주력 수출품목이었지만, 해외 생산이 늘면서 지난해 92억달러로 급감했다. 휴대전화도 컴퓨터의 행로를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컴퓨터 부문에서 만들어진 일자리는 2005년 1만8240개에서 2009년 1만3336개로 줄어들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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