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14% 늘어 1위…정몽준 의원 46% 준 308억
이건희 회장은 44% 감소한 286억…“실적악화로 줄어”
이건희 회장은 44% 감소한 286억…“실적악화로 줄어”
상위권 재벌그룹 총수들의 올해 배당금이 작년에 견줘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재벌닷컴’ 자료를 보면, 공기업과 민영화된 공기업을 제외하고 자산 순위 10대 그룹 총수들이 올해 받게 되는 ‘12월 결산법인 현금배당액(중간배당 포함)’은 총 1715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2230억8000만원보다 23.1% 감소한 수준이다. 10대 그룹 총수의 배당금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는 처음이다.
총수들은 그룹 계열사의 실적에 따라 배당금이 크게 변동했다.
정몽구 회장의 배당금은 지난해 399억4000만원에서 올해 456억3000만원으로 14.2% 늘어 배당액 1위를 차지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에서 199억4000만원, 현대모비스에서 118억6000만원, 현대글로비스에서 64억8000만원, 현대제철에서 53억4000만원, 현대하이스코에서 20억원 등의 배당금을 각각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574억7000만원을 받아 배당부자 1위에 올랐던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의 올해 배당금은 308억7000만원으로 46.3%나 급감해 2위로 떨어졌다. 정 전 대표가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 전년보다 26.7% 줄어든 2조612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바람에 주당 배당금이 7000원에서 4000원으로 낮아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배당금도 지난해보다 44.0%나 감소한 285억9000만원에 그쳤다. 배당액 순위는 3위로 지난해와 같았다.
구본무 엘지(LG)그룹 회장은 2.0% 늘어난 191억원,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은 에스케이씨앤씨(C&C) 주식 매각 탓에 14.6% 줄어든 190억6000만원, 허창수 지에스(GS)그룹 회장은 3.5% 증가한 120억5000만원을 각각 배당금으로 받을 예정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계열사 실적 악화로 25.0% 줄어든 76억4000만원을,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의 중간배당을 합쳐 20.0% 증가한 18억4000만원을 각각 받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주주로 있는 대한항공의 영업이익 급감 탓에 지난해 38억1000만원에서 올해 3억3000만원으로 배당금이 뚝 떨어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작년과 같은 63억9000만원을 받게 됐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현대자동차를 빼고는, 삼성전자 등 대형 재벌기업들이 대체로 외형(매출)만 늘었을 뿐 실속(영업이익)이 적어 총수의 배당액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