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10년물 2.38%로 껑충…한국도 올라
유동성 위축·엔화 약세, 주가 발목 잡을 가능성
채권서 이탈한 자금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수도
유동성 위축·엔화 약세, 주가 발목 잡을 가능성
채권서 이탈한 자금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수도
유동성이란 ‘해’를 품은 증시의 ‘달’에 금리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19일(현지 시각) 미국 국채금리 10년물은 0.08%포인트 급등한 2.38%로 마감해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초만해도 미 국채 10년 금리는 1.8% 수준이었다. 독일 10년 국채금리도 이날 2%를 돌파하는 등 주요 선진국의 금리가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한국 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20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7개월여만에 진입한 4%대를 지켰다. 국내 채권 지표로 사용되는 3년물(3.60%)도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와 수급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른 진단을 내놓고 있다. 우선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금리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주식시장 차원에서는 유동성 장세가 실적 장세로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금리가 본격 상승한 시점은 지난 13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추가 양적완화(국채나 모기지증권 등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것)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부터다. 돈을 풀더라도 통화의 총량 관리를 통해 예전처럼 큰 폭으로 늘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으로 금리가 튕겨 올랐다.
금리 상승은 유동성을 위축시켜 증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20일 코스피는 2050을 넘어선 뒤 이내 미끄러졌다. 이달 들어서만 네차례다. 올들어 2월까지 10조5000억을 사들였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서는 오락가락하며 20일까지 1920억원대의 입질에 그친 점도 코스피의 체력이 소진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허약한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증시는 4월까지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금리 상승으로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으로 들어와 유동성을 보강해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미국 경제가 아직까지는 자생력이 없어 유가 오름세만 누그러진다면 어떤 형태로든 추가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 시점은 장기금리를 낮추는 정책(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이 끝나는 6월말 전후로 점쳐진다. 따라서 금리 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증시는 다시 상승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 강세가 가뜩이나 약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의 가치를 더 떨어뜨리고 있는 것도 한국 증시의 불안요인이다.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당시 달러당 75엔까지 내려갔던 엔-달러 환율은 20일 현재 84엔대에 바짝 다가섰다. 일본은 대중국 수출 감소에다 원전 사고 이후 석유 수입 급증으로 무역적자 폭이 늘고 있다. 지난달 14일 일본은행이 10조엔의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는 소식도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에 따라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들어 19일까지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2.7% 절상됐지만 엔화 대비로는 10.4%나 올랐다. 일본과 수출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일부 국내 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 기술력을 갖춘 정보기술(IT) 업종에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소니, 파나소닉, 엘피다 등 일본 기업이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점에서다. 엔-달러 환율이 지난해 일본 대지진때 기록했던 85엔선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일본의 경기가 워낙 침체돼 돈을 추가로 풀 것으로 보여 엔화 약세는 좀더 이어지겠지만, 한국의 수출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권은중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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