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모기지 이달말 상장…고정금리 주택대출에 주력
저금리 ‘경쟁력’… 전문가 “환율변동 비용 감안해야”
저금리 ‘경쟁력’… 전문가 “환율변동 비용 감안해야”
이달말 한국 증시에 상장하는 일본 최대 모기지은행 에스비아이(SBI)모기지(이하 에스비아이)가 한국에서 사업을 펼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여 국내 모기지시장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스비아이 도쿄 본사의 공시담당자는 16일 <한겨레>와 연결된 국제통화에서 “한국 모기지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한 법률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중이며, 사업 본격화를 위해 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기지은행은 예금을 받지 않고, 담보로 잡은 대출채권을 팔거나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대출을 한다. 변동금리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일반은행과 달리 모기지 은행은 고정금리 상품에 주력하며 대출 수수료가 수익원이다.
에스비아이는 장기고정금리 주택대출 상품인 ‘플랫(FLAT)35’ 판매 호조로 지난해 주택대출 잔고 1조엔을 돌파했다. ‘플랫35’의 구조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과 유사하다. 일본의 공적주택금융인 주택금융지원기구(JHF)에 주택저당채권을 팔아넘겨 채권 부실에 따른 손실 위험이 낮다.
지난해 3월 기준 일본의 주택대출 시장에서 고정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4.5%로 한국(7.4%)보다 2배 높다. 주택대출이 주로 모기지은행에서 이뤄지는 미국은 고정금리 비중이 94%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모기지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고정금리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에서는 한번 주택을 사면 대개 평생 거주해 대출로 집을 사고 원리금을 장기간에 걸쳐 상환하기 때문이다.
에스비아이는 2016년까지 가계대출의 30%를 고정금리로 유도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 주목하고 있다. 고정금리 대출을 늘리려면 모기지은행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상장 주관사인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취급에 참여하거나 독자적인 모기지 상품을 판매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며 “6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구체적 방침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보금자리론에는 국내 은행과 대형 보험사 등 20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에스비아이는 이 시장에서 자신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고 밝힌다. 자체 상품을 들여올 경우 일본에서 대출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에선 2000년대초 이후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한국 상품에 견줘 금리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에스비아이의 ‘플랫35’ 대출금리는 현재 2.14%다.
이러한 낙관적 전망에 대해 상장을 앞두고 주가를 띄우려는 의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외환관리법상 엔화 차입을 규제받고 있는 국내 금융회사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나올 수 있고, 환율변동 헤지 등 추가비용도 감안해야 한다”며 “설사 인가가 나더라도 국민 정서상 영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외국계은행에 이미 문호를 개방한 것처럼 모기지은행도 요건만 맞으면 인허가를 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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